"소음이 서서히 잦아들더니, 우리는 고요함 속에빠져들었어요. 그것이 더욱 끔찍하더군요. 그때 갑자기 우리가 소스라치게 놀랐어요.
˝그래. 누가. 언제. 아직 있나? 아니 못 가. 글쎄,못 간다고. 그 정도는 알아서 해결해. 한두 번 훼방놓는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쫄아서 전화질이야. 내가 시켰다고 하면 돼. 그 새끼는 꽉 막힌 꼴통이니까법리 검토한 대로 처리하고 있다고 해. 그 이상은 비공개야.
그는 액정을 확인하고 전화를 받는다. 해원이 와인 잔을 내려놓자 대기하고 있던 아스파라거스가 해원의 입안으로 안착했다. 저를 먹이며 그가 말했다.
해원의 먹는 속도에 맞추어 현우진이 고기를 먹여주었다. 노릇하게 구운 감자에 소스를 듬뿍 묻혀 입에 넣어 주었다. 혼자 꾸역꾸역 햄버거를 먹는 것보다는 솔직히 훨씬 나았다.
그가 제 버르장머리를 어느 정도 고쳐 놨다는 걸 해원은 고기를뱉지 않고 씹어 삼키는 자신의 모습으로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