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탁자에 있는 약 종이를 뜯어 한입에 털어 넣었다. 여전히 더부룩한 몸을 끌고 샤워를 했다. 샤워를 하고 나오자, 네 시 반이다. 바짝 마른 화분들을 다시 질질 끌고 테라스로 옮겼다. 다섯 시가 약간 모자란 시각이다. 시간이 지나니 점점 몸이 나른해진다.
그러나 효력도 오래가지 않았다. 고달팠던 시간에 비해 약효는 빠르게 떨어졌다. 차분한 물길이 물수제비를 맞은 것처럼 파동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차라리약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이렇게 몸부림이나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