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여섯 자리의 숫자는 매달 통장의 공백을 채웠다. 빼곡한 숫자를 볼 때마다 가슴속에 거센 파도가몰아친다. 들어오는 돈이 내 노동의 대가와 비례하는지에 대해 궁금했다. 다음 학기에 받아야 할 장학금은 더 이상 눈앞의 당근이 아니었다. 예상보다 액수는 커져 갔다. 천제림이 맨 처음 내게 편히 살게 해 주겠다는 뜻이 이런 것임을 지레짐작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