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파르의 하루 알맹이 그림책 80
아르노 네바슈 지음, 안의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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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곳곳을 누비며 묵묵히 일하는 한 노동자의 일상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가스파르는 특별한 영웅도, 화려한 주인공도 아니지만,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나르고 배달하는 자신의 일을 꾸준히 해낸다. 책은 이 평범한 하루를 통해 도시가 움직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필요하며, 그들이 우리 삶을 어떻게 지탱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거칠지만 따뜻한 그림은 도시의 소음, 움직임,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 일상 속 노동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게 한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우리 주변에도 이런 사람이 있어요”, “이 사람들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같은 질문을 떠올리며 감사, 배려, 협력의 가치를 배우게 된다. 조용한 책이지만 읽고 나면 마음 한편에 잔잔한 울림을 남기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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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빵빵 달콤한 인생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30
별여울 지음 / 북극곰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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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우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 삶의 속도를 스스로 선택하는 법”을 섬세하고 깊이 있게 다루는 작품이다. 표지 속 편안하게 눈을 감고 있는 커다란 호랑이는 이 책 전체의 정서를 상징한다. 강하고 빠르게만 살아가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며 삶의 달콤함을 느끼는 법을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일깨워주는 존재이다.

이야기 속 호랑이는 다른 동물들처럼 바쁘게 뛰어다니지 않는다. 대신 ‘호호’ 숨을 고르고, ‘빵빵’ 배를 채우며, 천천히 주변의 자연과 친구들을 바라본다. 그러한 호랑이의 모습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나만의 리듬을 찾는 삶의 지혜”를 상징한다. 세상의 기준과 비교 속에서 지쳐가는 이들에게, 작가는 자신의 속도로 살아가도 괜찮다는 위로를 전한다.

그림 역시 눈에 띄게 따뜻하고 포근하다. 부드러운 파스텔톤 색감은 이야기가 가진 온기를 더욱 강화하고, 여백이 많은 구성은 독자가 스스로 감정을 투사할 공간을 만들어 준다. 특히 호랑이의 표정 변화는 아이들이 감정 읽기를 자연스럽게 연습하도록 돕는다. 급하게 달리는 캐릭터들 사이에서 차분히 자신을 돌보는 호랑이의 모습은 시각적으로도 서사적으로도 안정감을 준다.

“빨리 달리는 것만이 잘 사는 삶은 아니다.” 잠시 멈추어 자신을 돌보는 시간, 주변의 소리와 냄새를 다시 느끼는 여유, 좋아하는 것을 천천히 음미하는 순간들이 모여 삶을 달콤하게 만든다. 아이들에게는 성취 중심의 경쟁이 아닌 ‘행복을 느낄 줄 아는 태도’를 알려주며, 어른에게는 잊고 지낸 쉼의 가치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 마음 한쪽이 따뜻해지는 책이다. 복잡한 세상 속에서 숨 가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나의 속도로 살아가는 용기”를 선물한다. 삶의 달콤함은 거창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 나에게 잠시 미소를 짓게 해주는 작은 순간들 속에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진짜로 달콤한 인생이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기에도 아주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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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도시
토르벤 쿨만 지음, 이원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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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도시 이름 그대로 회색빛으로 뒤덮인 도시 속에서 한 아이가 ‘색’을 발견하고, 그 색이 어떻게 도시 전체를 변화시키는지를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첫 장면부터 끝까지 펼쳐지는 회색 건물, 흐린 하늘, 정리된 듯 반복되는 도시의 풍경은 단조로운 삶과 감정의 무채색을 은유한다. 이 도시 속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지 않고, 늘 같은 속도로 움직이며, 감정 표현조차 잊어버린 듯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책은 이런 반복적인 회색 삶 속에서 ‘다르게 보기’가 왜 중요한지를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전달한다.

이 회색 도시의 중심에는 한 아이가 있다. 아이는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며 늘 답답함과 고립감을 느낀다. 하지만 어느 순간, 도시 어딘가에서 작은 색깔 하나가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전환점을 맞는다. 이 작은 색은 곧 호기심, 발견, 생기의 상징이 되며 아이의 눈과 마음을 흔든다. 이 과정은 아이가 회색 도시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내면의 깨어남이다.

책에서 가장 중요한 장치 중 하나는 색채의 대비이다. 회색으로 가득한 화면 속에서 ‘색’이 등장하는 순간이 극적이기 때문에, 독자는 그 작은 변화조차 생생하게 느낀다. 아이가 색을 찾아 나서는 과정이 이어질수록 그림 속 색은 점점 확장되고, 도시의 정적은 균열을 일으킨다. 결국 이 변화는 아이 한 명의 관찰과 행동이 도시 전체로 퍼져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은유적 메시지가 된다.

이 그림책은 단순히 ‘색이 도시를 바꿨다’는 이야기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도시의 회색은 무기력함, 단조로움, 반복되는 일상, 상실된 감정 등 현대인의 삶에 스며든 다양한 모습을 상징하며, 아이가 발견한 색은 새로운 시선, 자유로운 상상, 감정의 회복, 연결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즉, 변화의 출발점은 언제나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작은 ‘보여짐’과 ‘깨달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또한 책은 말보다 그림이 더 많은 서사를 담아내는 그림책의 특징을 극대화한다. 섬세한 회색 톤의 표현, 조용한 도시 풍경 속에 숨겨진 다양한 디테일, 아이의 미묘한 표정 변화까지 모두 독자가 스스로 읽어가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때문에 책을 읽는 과정은 ‘색 찾기’이자 동시에 ‘마음 읽기’가 된다.

현대 사회의 단조로움 속에서도 작은 변화의 순간을 발견해낼 수 있는 눈을 길러주는 그림책이다. 아이와 성인에게는 깊은 울림을 주며, 회색처럼 무심하게 지나가는 하루 속에서도 색을 만들어 가는 것이 결국 우리 자신임을 조용하게 깨닫게 한다.

‘관찰’과 ‘감정 회복’, ‘새로운 시선’이라는 주제로 활동을 확장하기에도 좋으며, 수업에서 활용하면 아이들이 색, 환경, 감정, 변화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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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새와 같아요! 생각하는 분홍고래 25
안드레아 파로토 지음, 안나 피롤리 그림, 성미경 옮김 / 분홍고래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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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새와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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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말하는 일이 얼마나 용기와 성찰을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진실이 세상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상징적이고도 따뜻한 방식으로 풀어낸 그림책이다. 책 속에서 진실은 ‘새’로 형상화되는데, 이는 진실이 가볍고 투명하며, 때로는 우리 손에서 쉽게 날아가 버릴 수도 있지만 결국 자기 자리를 찾아 비상한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진실은 단순히 옳고 그름을 말하는 것 이상의 가치”임을 생각하게 한다.
진실을 말하는 순간들이 항상 쉬운 선택이 아니라는 사실을 솔직하게 보여준다는 데 있다. 진실을 감추고 싶은 마음, 누군가를 속이려는 유혹, 혹은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말하지 않으려는 망설임 등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따뜻한 그림과 은유로 표현한다. 진실이 새처럼 흔들리고, 겁을 먹고, 때로는 숨어 버리기도 하지만 결국 세상 밖으로 나와 빛을 만나는 과정은 ‘진실을 말하는 용기’가 완성되기까지 필요한 시간과 성찰을 이해하게 만든다.

화사하면서도 세밀한 색채는 ‘진실’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친근하게 다가오도록 돕고,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숲과 생명체들은 진실이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시각적으로 확장시킨다. 아이들은 다양한 상징 요소를 통해 자연스럽게 감정과 상황을 읽어내며, 어른은 잊고 살았던 윤리적 마음의 기준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진실은 스스로 날아오르는 힘을 가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누군가가 진실을 억누르거나 감추려 해도, 진실은 언젠가 모습을 드러내며 관계를 회복시키고 새로운 시작을 가능하게 한다. 아이들에게는 정직함의 가치를 일깨워 주고, 어른들에게는 진실을 말하지 못했던 순간들을 되돌아보게 하는 치유적 경험을 제공하는 작품이다.

잔잔하지만 강한 울림을 주는 이야기로, 가정·학교·상담 현장에서 함께 읽고 토론하기에도 훌륭한 그림책이다. 진실이 주는 어려움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그린 이 책은, 우리 모두에게 마음의 새를 날려 보낼 용기를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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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숨겨버릴 거야
임연옥 지음 / 아스터로이드북(asteroidbook)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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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불안, 실수, 두려움, 부끄러움 같은 감정들을 조용하고 섬세하게 다룬 그림책이다. 미로 같은 학교 구조와 이곳저곳 숨어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주인공이 자기 감정을 ‘보이지 않게 숨기고 싶어 하는 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말보다 그림이 먼저 이야기를 건네며, 아이가 그림 속 상황을 따라가며 주인공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해석하도록 이끈다.

주인공 아이는 하루 동안 자신에게 일어난 여러 감정들을 계속해서 숨기고자 한다. 작게는 실수와 걱정, 크게는 누군가의 시선이 두려운 마음까지 모두 “다 숨겨 버릴 거야”라는 말로 감추려 한다. 하지만 책을 따라가다 보면 감정을 숨기는 것이 그 감정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마음속 다른 구석으로 옮겨질 뿐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는 아이들이 흔히 겪는 감정 처리 방식과 매우 닮아 있어 아이가 깊이 공감하게 한다.

그림은 복잡한 듯 차분한 공간 속에서 다양한 감정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해, 관찰 자체가 이야기가 되는 구조다. 아이들은 장면을 찾아보며 “이 아이는 왜 여기 숨어 있을까?”, “어떤 감정을 숨긴 걸까?”를 스스로 생각하게 된다. 이는 감정 이해·공감 교육에 매우 효과적이다.
감정을 숨기고 싶은 마음 자체를 비난하지 않으면서도, 감정은 결국 드러내야 이해받을 수 있다고 따뜻하게 전달하는 그림책이다.아이, 성인모두 ‘마음 들여다보기’의 시간을 선물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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