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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수학 개념사전 93 - 개념 씹어먹고 수학문제 풀어 봤니?
조안호 지음 / 폴리버스 / 2022년 2월
평점 :
가비의 이 (加比의 理)를 기억하는가?
처음엔 가비가 사람인줄 알았다는..😅
아마도 이 용어를 처음 배우는 아이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그러므로 엉뚱한 해석이 아닌 제대로 된 개념적 해석이 필요하다. 국어나 과학처럼 수학 역시 개념은 정말 중요하다.
가는 더할가, 비를 더한다의 뜻이다.
‘가비의 리’라고 배웠으나 한글 맞춤법에 따라 ‘가비의 이’라고 정정했다. 필자가 처음 접했을때 ‘가비’가 사람의 이름인 줄로만 알았다. 가비에서 ‘가’는 ‘더할가’라는 한자이어서 비를 더해도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비는 곧 분수이어서 문제는 보통 분수에서 사용된다.(54p 가비의 이 개념설명중)
수학용어 자체가 한자어로 된 것이 많아서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겐 많이 어렵게 느껴질 듯하다. 나에게도 그런시절이 있었지만 그때도 개념을 확실하게 준비하지 않고 무조건 암기하고 풀었던 기억이 난다. 그 방식을 내 아이가 그대로 하고 있다.
그동안 아이가 수학의 개념을 이해하는 방식은
1.기본 응용 문제들을 풀면서 개념을 이해하고
2.최상위 심화문제 풀기 그리고 끝!
아마도 아이의 방법은 귀납법적 접근이었던것 같다.
때마침 만나게 된 <중학수학 개념사전93>은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처럼 반갑고 감사한 책이다. ‘개념을’ 가지고 문제를 푸는것이 가장 올바른 수학공부라고 말씀하신다. 충분히 공감되고 이해되는 부분이다.
여기서 강조한다.
연역법이 수학을 잘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개념은 계속 사용해야 하니 한 줄이나 한 장의 그림으로 정리되어야 하고 입으로 줄줄 나오도록 해야하며, 결국 언제라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체화되어야 한다. ( 머릿말)
책의 목차를 먼저 살펴보니 이 책은 총 5부로 나눈다
0부. 초등수학:개념과 문자의 만남
1부. 수와 식 : 수와 식을 보는 방법
2부. 방정식: 숙달을 필요로 하는 식
3부. 부등식: 수의 범위나 영역을 표현하는 식
4부. 함수: 수학의 최종 도착지
5부. 방정식: 고등학생을 위해 필요한 개념
0부에서는 개념과 문자의 만남을 통한 여러가지 정의와 아이들이 힘겨워하는 분수의 위대한 성질을 다룬다. 만약 부분분수를 아이에게 설명해준다고 할때, 기술적인 접근 이전에 이항, 이항분리, 통분, 부분분수의 개념정리는 필요해보인다. 결국 개념과 문자가 만났을때 맞딱뜨릴 언어로써의 장벽을 어떻게 잘 넘어가느냐에 따라 기술적인 풀이과정이 쉽게 이해될듯하다. <수능까지 이어지는 초등수학>에서 아이가 살짝 문제로 접해봤던 비례배분에 대한 정의까지 쉽게 정리해주어서 아이와 함께 살펴볼 수 있었다.
조안호의 0의 정의
원래부터 없는 것이 아니라 있다가 없는것.
수학이 어려워질때 그 수는 아마도 0을 다루게 될것이다. 그러니 0을 자세하게 다룬다면 아마도 0만으로도 한권의 책이 나올만큼 분량이 많다. 그런데 인간은 원래부터 없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며 그것은 신의 영역이다. 따라서 있다가 없는것이라고 한 것이다.
(27p)
웬지 0을 존중해주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아이도 수학이라는 학문을 깊게 들여다보고 의미를 새기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01부에서는 수와식: 수와 식을 보는법이다.
우리가 흔히 말한 양의정수, 0, 음의정수를 정수라고 정의하는데 여기서 정수란 의미는 바로 이 세가지를 정리하여 만들어진 수다.
integer
An integer (pronounced IN-tuh-jer) is a whole number (not a fractional number) that can be positive(+), negative(-), or zero(0).영어로 사전적의미의 정수개념을 찾아보았다. 수학이든 과학이든 개념을 공부할때 영어도 함께 찾아보면 좋을거 같다.
그렇다면 이 세가지 수를 구지 정수라고 했을까? 우리식 표현대로 이 세가지 수를 정리했다는 의미이고 개념을 살펴보면 너무나도 쉽다. 이렇든 그동안 쉽게 말했던 용어자체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인수분해는 합성수의 정의를 명확하게 내리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교과서는 합성수를 ‘1도 소수도 아닌 수’라고 하였는데 이것을 가지고 풀수 있는 문제는 거의 없다. 합성수를 ‘소수들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는 수’로 항상 인식하고 정의를 생각해야 한다
(138p)
유리수나 무리수는 번역의 오류로 해서 잘못 이름이 붙여진 경우에 해당한다. 그래서 수학자 중에는 유리수를 분수를 뜻하는 유비수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고 필자도 동조한다. 여기서 비는 분수를 뜻한다. 유리수는 분수로 만들 수 있는 수이고 무리수는 분수로 만들 수 없는 수이다. (179p)
다음 2부에서는 방정식: 숙달을 필요로 하는 식이다.
방정식을 풀기위해서는 등식의 성질 또한 강조한다.
중학수학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하는 등식의 성질에 대한 설명들을 함께 한다. 그야말로 숙달이 필요한 여러가지 방법들을 개념속으로 파고들게 한다.
-이차방정식을 푸는 가장 빠르고 편리한 방법은 인수분해다.
그러나 인수분해가 복잡하거나 유리수의 범위를 벗어날 때는 완전 제곱의 꼴로 이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247p)
-인수분해가 안 되는 이차방정식을 완전제곱꼴로 바꾸어서 매번 풀기에는 너무 오래 걸려서 근의 공식이 만들어졌다.(250p)
이렇듯 다양한 문제를 만나기전 개념을 미리 확실히 이해하고 숙지하면 어떤 문제들을 만나더라도 단순 암기식으로 풀어가는게 아니라 원리를 이해하며 해결할 수 있을거 같다.
다음 3부에서는 부등식: 수의 범위나 영역을 표현하는 식이다.
수는 어디에 있을까?
저자의 질문과 함께 머릿속에 수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을때,
수는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해석은 이렇다.
-모든 수는 수직선에 있다. 이들 수의 일정한 범위를 나타낸 식이 바로 부등식이고 여기서 수의 범위나 영역을 표현한다. 미지수를 주어로 해서 읽지 않으면 수의 범위가 머리에 잡히지 않는다.
(271p)
4부에서는 함수: 수학의 최종 도착지다.
함수는 늘 내게 어려웠기에 긴장감을 안고 살펴보았다.
function
A function relates an input to an output.
f(x) = ... " is the classic way of writing a function.
Input, Relationship, Output 역시 영어의 사전적의미로 살펴보니, 한마디로 인풋과 아웃풋의 관계라고 말하고 있다.
조안호의 함수 해석
-두 변수 x와 y에 대하여 라는 말이 갖는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하나 대응관계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313p)
-진정한 함수의 실력은 방정식과 함수를 통합하려는 노력속에서 이루어진다.(327p)
-각도를 ‘수’로 표현하여 나타낸 수가 기울기이고 여기서도 분수가 사용된다(340p)
-직선 안에는 많은 점이 있지만 좌표평면에서의 절편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 중요한 점이다. y축과 만나는 점으로 외우기 바란다.
절편이란 말에서 ‘절’은 ‘끊는다’란 말이다. (345p)
-모든 직선은 ‘두점’또는 ‘한점과 기울기‘로 구한다. (354p)
고등수학의 90%는 함수이고 많은 고등학생들이 함수가 어렵다고 하는 것이 수학 어려움의 본질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개념을 철저하게 살펴본다면 그리 겁먹을 일만을 아님을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5부에서는 방정식: 고등학생을 위해 필요한 개념에 관해서 소개되었다. 수열과 수열에서의 등식의 성질, 반복되는 규칙등 고등학교를 위해 필요한 개념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마무리하며:
처음부터 이책을 들여다 볼때 아이의 시선으로 보려고 했다. 책에 나온 문제들. 예전의 기억들을 모두 끄집어내 책의 개념들을 참고하여 모두 풀어보았다. 수학과 친하지 않았기에 이책을 읽고 풀어보는데 시간이 다소 걸렸지만 개념을 익히고 문제를 대하니 수학이 예전보다 친근해짐을 느꼈다.
책을 읽을때 어휘나 문해력이 중요하다고 우리는 흔히 말한다. 그렇듯 수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학어휘인 개념은 필수다. 과거에 수학이란 학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건 기본적인 개념을 살피지 않아서 그런것 같다. 아이가 초등을 지나 중학 수학으로 가까이 다가갈때 이 책은 분명 디딤돌이 될듯 하다. 그리고 수학 속의 숫자나 공식, 기호들이 절대 해독하기 힘든 고대문자나 외계어는 분명 아니다라는 사실과 더불어, 그동안의 묵은 생각들을 깨어나게 해주고 생각의 방향을 바꿀 수 있게 해준 전환점이 된 듯하다. 조안호 선생님의 <고등수학 개념 99>도 궁금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