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돈으로 거래가치가 환산되는 세상이지만, 정작 인간의 동기는 돈으로 살 수 없다. 통설과 달리 인간은 ‘일’조차 거래로 생각하지 않는다. T.S. 엘리엇의 시구와는 달리, 우리는 우리의 삶을 티스푼으로 재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돈으로 동기를 살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가격 대비 효율이 굉장히 떨어지며, 바로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한시적이다. 장기적 관계에서 돈을 인센티브로 활용하는 건 현명치 못하다. 그렇다면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고, 당신의 의지와 동력을 불태우게 할 효과적인 인센티브란 대체 무엇일까?

동기는 인간을 행동하게 하는 힘이며, 인간은 동기 없이 행동하지 않는다. 이 힘의 정체는 무엇일까? 동기는 언제 어떻게 생겨날까? 답을 살짝 공개하자면, 사람은 의미와 연대감을 느낄 수 있을 때 동기를 갖고 행동한다. 그렇다면 의미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의미는 내가 들인 피와 땀의 양만큼, 시간의 양만큼 만들어진다. 평범한 진리다. 그러나 당신은 정말로 알고 있었나? 많은 사람이 ‘의미를 찾는 능력’이 없어서 행복하지 못하다.

사람은 삶의 유한함을 인식하게 되면서 더욱 의미를 갈망하게 된다. 필멸의 존재가 구태여 의미를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죽음의 결과를 인식하는 건 우리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아이러니들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당신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 책에서 댄 애리얼리는 삶의 핵심을 꿰뚫는 정확한 질문을 던진다.

1 나와 타인의 의지를 파괴하는 방법 : 사람은 무엇으로 일하는가
2 애착과 확증편향 : 그 사람, 사물, 생각에 애착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3 화성에서 온 돈, 금성에서 온 피자, 목성에서 온 칭찬 : 돈은 생각보다 훨씬 ‘덜’ 중요하다
4 죽음, 관계 그리고 의미 : 불멸에 대한 광기 어린 갈망, 그리고 모든 것을 정복하는 사랑

몇 년 전, 시애틀에 본사를 둔 거대 IT 기업에서 의사결정에 관한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직원을 쥐 잡듯 하는 협박은 현대 직장에서 더는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통하는 인센티브란 어떤 걸까? 승진, 휴가, 의료보험과 퇴직 연금? 어떤 종류의 긍정적인 인센티브가 사람들의 업무 의욕을 만들까? 관리자들은 실적을 세운 직원에게만 커피를 제공해야 할까? 기업은 분기 목표를 달성한 직원에게만 휴가나 의료보험 혜택을 더 주어야 할까? 초과 근무를 자주 하는 직원에게만 좋은 사무실을 배정해야 할까? 이 모든 문제를 모두 포괄하는 하나의 질문은 이것이다. ‘동기 부여에 가장 좋은 외적 보상은 무엇인가?’

우리는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결과물을 사랑하게 된다. 결과물을 자신과 동일시하게 되면서 정체성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때 보너스처럼 따라오는 것은 자기중심적 편향이다.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은 나만큼 내 작품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어쩌면 내 작품의 팬은 나 혼자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회사는 부모와 같다. 직원을 키우고 계몽할 수도 있고, 반대로 억누르거나 제한할 수도 있다. 인정은 사람에게 부릴 수 있는 마법과 같다. 사람들 사이를 잇는 이 작은 연결은 더 크고 의미 있는 성과라는 결과로 돌아온다. 누군가 더 잘 해내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인정을 선물해주면 된다.

흥미로운 건 이제부터다. 2일 차에는 현금 보상을 받은 집단의 성과가 아무것도 받지 않은 집단보다 13.2%나 저조했다. 마치 이런 마음인 것 같았다. ‘어제는 추가로 돈을 받기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오늘은 더 주는 것도 없으니 대충 하지 뭐.’ 3일 차에도 현금 보상집단의 성과는 대조군보다 6.2% 낮았다. 4일 차가 되자 상황이 조금 나아져 대조군보다 2.9% 낮은 수준에 그쳤다. 현금 보상 집단은 근무 주간 동안 기본 보수와 보너스까지 더해 가장 많은 돈을 받아갔지만, 아무 인센티브도 받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성과는 오히려 평균 6.5% 낮았다. ‘진정한 동기 유발 요인은 무엇인가?’ 

그러니까 핵심은 이것이다. 좋은 관계란 거래가 아니고 거래 비슷한 것도 아니다. 좋은 관계란 거래의 대척점에서 거래와는 정반대로 작동한다. 관계에 대한 우리의 욕구는 장기적 관점에 근거한다. 연인, 상사나 동료, 아파트 등 대상이 무엇이든 우리는 단기적 관계에는 굳이 에너지를 쏟으려 하지 않는다

불멸에 대한 당신의 욕구는 얼마나 강할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다음 질문을 곱씹어보아야 한다. 당신이 평생 했던 일과 당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기억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지워진다고 생각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당신이 쓴 모든 글, 만든 모든 창작물,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가졌던 기억들이 결국 물거품처럼 사라질 거라는 걸 알게 된다면? 죽음의 결과를 인식하는 건 우리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매일 아침 눈을 떠 직장에 가고, 무언갈 만들고, 가족을 돌보고 싶은 의욕을 샘솟게 할까? ‘죽음, 관계 그리고 의미’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