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상캐스터로 7년간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던 방송인 이세라가 마이크를 내려놓은 지 1년 만에 작가가 되어 돌아왔다. 방송인 다음으로 이세라 작가가 선택한 행보는 바로 ‘미술 번역가’이다. “기상캐스터가 무슨 미술?”이라고 의아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는 KBS '9시 뉴스' 기상캐스터로 일하던 당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으로 석사 과정을 마쳤을 만큼 미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이세라 작가는 첫 책 <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를 통해 서른한 명의 예술가를 소개한다. 어떤 예술가는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국립현대미술관 같은 곳에서 한번쯤 접했던 익숙한 인물이지만, 어떤 작가들은 이름조차 생소하다. 기존 미술 에세이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설치미술에 심지어 ‘미술 에세이에 왜 이런 주제가…?’ 싶은 글들도 있다.

그렇다면 작가는 어떤 기준으로 예술가와 작품을 골랐을까? 코로나 현실을 살아가는 바로 오늘, 지금 우리에게 용기와 위로를 주는 인물과 작품이다. 처음 마주하는 위기 앞에서 흔들리는 우리처럼 사방에서 날아오는 시련을 온몸으로 맞았던 예술가들, 그래도 속수무책으로 주저앉기보다 기꺼이 받아들이고 극복하려 애를 썼던 그들이 온 생을 바쳐 완성한 작품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뜨겁게 자신의 삶과 가치관을 지켜냈던 예술가들이 결코 특별한 유전자를 가진 인물들이 아니라는 사실, 배경지식을 알면 더 좋겠지만 그런 것쯤 몰라도 그림 앞에서 울고 웃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사실, 미술은 우아하고 화려하고 어려운 무언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장 그림 앞에 서는 시간
내가 누구인지 누가 말해주는가_ 마리 크뢰위에르 16 | 애 없는 이모 마음_ 펠릭스 발로통 29 | 남자 없는 세상_ 존 윌리엄 고드워드 36 | 뒤러는 행복했을까_ 알브레히트 뒤러 46 |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다_ 조토 디 본도네 54 | 좁고 깊은 삶을 위해_ 조르조 모란디 61 | 내가 되고 싶은 어른 69 | 속물의 사랑을 말하다_ 잭 베트리아노 75 | 슬픈 르누아르_ 오귀스트 르누아르 86

2장 나의 모든 시작의 순간들
서울, 나의 도시 98 |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106 | 뒤돌지 않는 마음으로_ 잭슨 폴록 113 | 끝까지 살아남은 이는 누구였을까?_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123 | 더 이상 젊고 아름답지 않더라도_ 쿠엔틴 마시스 136 | 전쟁기념관을 거닐다 | 술이란 무엇인가_ 피터르 브뤼헐&에드가 드가 154 | 결국, 마지막은 사랑_ 마르크 샤갈 169 | 어떤 간절함에 대해_ 루치오 폰타나 178

3장 다시는 망설이지 않겠다
자존심은 밥도 돈도 될 수 없지만 188 | 내가 가장 예쁘게 웃던 날들_ 지나이다 세레브랴코바 195 | 외할머니를 떠나보내며 204 | 오늘도 밤잠을 설칠 당신에게_ 쉬린 네샤트 210 | 잊지 마, 남아 있는 날들을 위해서_ 트레이시 에민 220 | 굳이 세상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까_ 에리카 디만 232 | 아름답게 이별할 줄 아는 사람_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 240 | 시다의 꿈 246 | 우리는 사람이 아닌가?_ 테오도르 제리코 & 송상희 252

4장 아름다운 날들은 언제라도 온다
이 여름 낡은 책과 연애하느니_ 호아킨 소로야 & 윈슬로 호머 264 | 남의 집 귀한 딸 272 | 그 남자를 멀리해 280 | 사랑하기에 적당한 거리_리카르드 베르그 & 앙리 마르탱 287 | 이혼도 이력이 되나요? 296 | 그날의 불꽃놀이_ 제임스 맥닐 휘슬러 & 야마시타 기요시 301 | 혼자 두지 않겠다는 약속_ 카미유 코로 308 | 팝팝, 나의 캔디 앤디_ 앤디 워홀 318 | 결국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살 뿐_ 아쉴 고르키 332

오랫동안 소위 '젊고 예쁘장한' 여자로 살아왔다. 

추락할 것을 알면서도 날아오르는 샤갈의 연인들을 보며 나는 생각한다. 이 좋은 사랑을 못 혹은 안 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마음의 빗장을 풀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지난 실패. 나는 이럴 때 과거가 결코 과거가 아님을, 아직도 나를 완전히 지나가지 않았음을 느낀다.

프리랜서 여성 방송인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은 늘 나이를 의식하게 했다.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뀔 때마다 조금씩 변해가는 내 모습이 화면에서 어떻게 보일까. 여기에 삼십대 초중반이라는 나이에도 은퇴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 기상캐스터 직종의 생리까지 더해지면 막막함과 억울함, 희미한 분노가 밀려왔다. 사회에서는 아직 뭐든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내 나이가 캐스터라는 직함을 달고 있을 땐 실제보다 급속도로 늙어버리는 기분이랄까

결국 나는 이런 것들에 마음을 빼앗긴다. 가장 인간적인 것, 살아 팔딱이는 감정, 슬픔과 기쁨을 느끼는 데 인색하지 않은 마음. 신과 천사에게도 사람의 마음, 인성을 부여한 조토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인생의 어느 시기에 나를 구한 이 작품들이 이제 달ㄴ 이들에게도 힘과 위로를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집필하셨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미술이라 함은 너무 어렵고도 어려웠다. 하지만 요즘에는 미술에 관한 책들이 많이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접하면서 한단계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떤 이들은 이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먹먹해 져서 눈물이 났다는 이들도 있고, 작품을 해석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대가로 순수하게 감사하는 방법을 읽어버렸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다는 독자도 있었다. 
저 또한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하는 과학관련 연구직에 종하사지만 언제나 서정적인 글을 쓰는 또다른 작가라는 직업을 꿈꾸거나 방탄을 좋아해서 멋진 작사가가 되거 싶다는 생각을 하는 엉뚱한 면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써.. 
이 책을 읽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 색다른 경험을 원하시는 분들을 한번씩들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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