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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정함을 선택했습니다
안젤라 센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 다정함에 관한 책들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최근 가수 화사가 어느 방송에 나와 "다정함도 체력이다"라고 했는데 그 말에 몹시 공감하며 나를 다잡고 있던 중이었다. 내 몸이 힘들고 만사가 귀찮으면 어떤 상황도 견뎌내기 힘든 법. 그러나 또 생각했다. 내가 안 피곤했던 적은 있었는가? 주말에 많이 자도 피곤, 평일에 많이 안 자도 피곤. 그렇다면 결국 내 마음 먹기에 달린 것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고보면 나는 타인에게도 썩 다정하지 못했지만 내 자신에게도 다정하지 못했다.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알지 못할 때 이 책을 수시로 꺼내어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유퀴즈에도 출연했던 영국 공인심리치료사 안젤라 센으로, 전문가의 시선에서 왜 다정함을 선택해야 하는가, 다정함이 어떤 힘을 갖고 있는가, 그리고 다정의 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다정했는데 상대의 반응이 좋지 않을 때 상처를 입는 경우가 꽤 있다. 그러나 다정하기만 하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다. 내 다정함과 배려가 간섭이나 폭력이 되지 않으려면 상대방에게 어떤 배려가 필요한지 물어봐야 한다. 내 입장에서의 다정이 타인에게는 다정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기 중심성을 벗어나 관점의 차이를 이해하는 "조망수용능력"은 20대 중반 넘어야 완성된다고 한다. 올바른 다정함을 위해 우리가 부단히 배우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더불어, 내가 다정함을 선택하고 상대방에게 공감하고자 했으나 이른바 공감 피로를 느낀다면 힘들다고 말하고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말하며,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달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정하면서도 단호하게 적절한 거절과 비판으로 선을 지키고 거리를 조절해야 자신과의 관계를 돌볼 수 있다. 즉, 무조건적인 다정이 아니라는 거다. 내용은 분명하고 태도는 부드럽게! 되새겨야 할 명언이다.
나는 이 책에 나오는 일화 중, "내 행복은 내가 알아서 할게요!"라는 말이 너무 좋았다. 남편도, 딸도, 부모도 나를 완전하게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는 없다.
이 책에는 구체적인 대응 방법이 제시되어 있어서 좋았다. 누군가가 나를 공격하는 상황은 종종 발생한다. 물론 공격하는 이는 공격한다고도 생각하지 못한다. 당혹, 불안, 분노와 같은 감정이 소용돌이치다가 결국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결정력, 판단력도 흐려지고 감정만 흐르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건 3초 혹은 10초 세기다. 숨 고르기나 스트레스볼을 지니고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예민하고 불안도가 큰 첫째가 슬라임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타임아웃, 즉 시간적 거리두기뿐만 아니라 물리적 거리두기도 좋다. 어쨌든 결론은 멈추라는 것이다. 멈추어야 반응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다정해야 할 상대는 나 자신이다. 또한, 관계에도 예방주사가 필요하다는 말이 몹시 공감이 됐다.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던 예전과 달리,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 내 의사와 경계도 확실하게 밝히는 방법을 알려주어 도움이 많이 됐다. 실제로 그런 상황이 오지 않으면 좋겠지만 온다면 꼭 써먹어볼 계획이다.
결국, 다정함이 이긴다. 무례함에 무례함으로 맞서지 말자. 관계의 거리는 유동적이다. 멀어져야 하는 관계도 있다. 다정함으로 상대를 대하는 기본 태도는 유지하되, 적절한 사이를 지키려면 거리 조절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에게 다정하기 전에 스스로에게도 다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린다. 내게 다정한 사람이 타인에게도 다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운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