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5 - 사과와 링고
이희주 외 지음 / 북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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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24>를 읽었는데, 때마침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25>가 나왔다. 올해의 대상 수상작은 <사과와 링고>를 쓴 이희주 작가다. 이 책에는 이희주 작가의 자선작인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를 비롯하여 수상 소감과 작품론 및 인터뷰, 우수상 수상작품작 다섯 편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2024 대상을 수상한 손보미 작가의 자선작 <자연의 이치>까지 작품성 있는 단편소설들을 한 눈에 보고 만날 수 있다. 이효석 문학상이 벌써 26회를 맞았다. 그동안 이효석 문학상은 이효석의 생애 만큼이나 삶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는 소설을 많이 독자에게 안내했다.
<사과와 링고>는 읽기가 쉬운 소설은 아니다. 읽으면서 혼란스럽기도 하고 불편한 감정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특히 결말은 더더욱 그러하다. 삼십대 무기계약직 여성인 사라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흔한 대한민국 장녀의 가족 돌봄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철없는 동생을 향해 돌봄을 끊임없이 행하는 사라는 마치 가족이라는 이유로 착취당하는 것 같다. 그 억눌린 불만들이 분출하는 지점에서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생긴다. 사과와 링고라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이 작품에는 상징적인 지점이 많다. 그걸 하나씩 파헤치며 생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더불어 서로 다른 성향의 자매가 함께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꼭 자매뿐만 아니라 어느 관계에서도 적용되는 부분이라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작가의 인터뷰를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나는 작품론을 항상 유념해서 보는 편인데, 이 작품에서 어떤 지점을 눈여겨보아야 하는지 평론가의 시선을 통해 서술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소설은 재미만으로 읽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읽으면서, 주인공을 통해 다른 사람의 입장과 생각에 대한 공감, 수용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단순한 재미 위주가 아니라 작가가 장치해놓은 소설의 숨겨진 메시지, 그리고 내가 주관적으로 해석해보는 소설의 메시지를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었다.
개인적으로 김혜진 작가의 <빈티지 엽서>가 흥미로웠다. 큰 사건은 없지만 주인공이 타인의 엽서를 읽을 때 동네 사람들 역시 주인공의 삶을 함부로 읽는 장면이 겹쳐지는 부분에서 소설의 구성도 좋았고, 타인의 삶을 함부로 재단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얻었다.
작품성이 검증된 탄탄한 스토리를 읽고 싶은,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올해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들이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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