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프로젝트 - 눈부신 ‘나’를 발견하는 특별한 순간
정여울 지음 / CRETA(크레타)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여울 작가님은 <끝까지 쓰는 용기>, <마흔에 관하여> 등을 읽어서 이미 익숙한 분이다. 나는 이번 책이 특히나 더 관심이 갔다. 데미안은 이미 읽었고 좋았던 기억은 있지만 솔직히 아주 커다란 의미를 발견하진 못했다. 왜 이 책을 모두들 역작이라 하는가. 데미안을 읽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궁금했고 한 책을 깊이 읽는 연습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와중에 정여울 작가님의 <데미안 프로젝트>를 만나게 되었다. 저자는 이토록 오랫동안 자신을 매혹시킨 책은 흔치 않다고 말한다. 데미안은 내게 부담스러운 책은 아니었지만, 사춘기 남자 청소년의 방황과 정신적 독립이라는, 으레 일어날 수 있는 한 인간의 성장과정이 왜 이토록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는지 궁금했다. 저자는 심리학에 대한 책도 낸 적이 있는데 데미안을 심리학과 결부시켜 깊이 읽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은 1부에서 탄생, 그림자, 사랑, 합일, 개성화, 아프락시스, 변신이라는 챕터 안에서 데미안이 지니는 의미를 생각해보고 독자의 상황으로 반추하게 한다. 결국 진정한 나 자신이 되기 위해선 내가 나의 알을 깨고 스스로 태어나야 하는데 그 전의 싱크레어의 단계를 내면아이가 두려움과 불안을 가진 존재로 해석하고 있다. 나다움은 발견되기도 하지만 창조되기도 하는 것이며 이것을 융의 심리학에서 말하는 개성화로 결부시켜 해석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또 싱클레어 안에 있던 크로머를 죽이고 더이상 부모님을 이상적인 삶의 모델로 생각하지 않게 되며 나라는 단독자로서 성장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부모님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융의 심리학과 다시 연결하고 있다.

2부는 진정한 내가 되기 위해 교감, 탐사, 여정으로 나누어 영혼을 단련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누구나 트라우마는 가지고 있고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벗어나거나 극복할 것인지, 수동성에서 적극성으로 트라우마의 성격을 변모시키는 과정을 설득력있게 설명하고 있다. 개성화를 위한 여정에서 빠르게 가는 길은 없지만 그 여정 끝에는 나만의 개성을 가진 진정한 내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융의 심리학과 데미안을 연결시켜 해석하고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노력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따뜻하게 조언해주고 있어서 어떻게 한 책을 깊이 읽을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는 독서모임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방법의 깊이 읽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진정한 깊이 고전 읽기를 배운 것 같다. 정여울 작가님을 좋아하거나 데미안을 좋아하거나 읽고 싶은 독자들, 깊이 읽기에 대해 팁을 얻고 싶은 독자들 모두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나를 보는 시각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조금 바뀐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