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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말 지식 - 29년 교열전문기자의 지적인 생활을 위한 우리말 바로잡기
노경아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4년 8월
평점 :
이 책은 29년간 언론사 교열 기자를 지낸 노경아 작가가 평소 어렵게 느껴졌던 우리 말에 대해 67가지 주제로 쉽게 풀어쓴 책이다. 교열기자는 기자들이 쓴 칼럼, 기사 등의 내용을 따지고 분석해서 잘못된 걸 고치는 일을 한다. 모든 공부에 있어서 기본은 국어, 곧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상황에 따라 알맞은 말을 쓰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는 물론이고 단어 자체도 자주 쓰지 않는 단어는 결국 모르게 된다. 요즘은 책 자체를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금일을 금요일로, 사흘을 4일로 착각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런 일화들을 보며 웃지만 나는 그렇게 국어 지식이 뛰어난가를 생각해보면 그렇지도 않다.
늘 쓰는 단어인데도 헷갈리는 단어들이 많다.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정말 신중해야함을 느끼는데, 이 책을 통해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교양과 지식의 구멍이 잘 메꿔지는 느낌이다. 우리 말은 정말 깊고 다양하며, 예쁜 단어도 많다. 이 책을 통해 우리 말에 얼마나 예쁜 말이 많은지도 알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었던 말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그 중의 하나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이 두 가지 표현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윗사람에게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실례라는 생각을 했다. 감사라는 표현이 한자어라서 더 격식있고 예의있다고 은연 중에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건 나의 큰 착각임을 알게 되었다. '고맙다'는 '고마'라는 뜻이 신, 신령을 뜻하는 것으로, 인간 이상의 존재에 대한 외경의 표현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고맙다는 말에 그 대상을 신과 같이 존귀하게 생각한다는 마음이 포함된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계발과 개발의 차이, 둘러매는 것과 둘러메는 것의 차이, 피로회복제가 아니라 피로해소제라고 써야하는 이유 등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말들의 다양한 용법과 잘못된 용법의 예 등을 두루두루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각 장의 첫 부분에 '달곰쌉쌀한 퀴즈'가 등장한다. 국어 맞춤법은 자신 있어서 많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많이 틀렸다. 스무 살 전후의 꽃다운 나이는 향년이라고 생각했는데 방년이었다. 특히 화투놀이에서 잘못되어 판이 무효가 되는게 파토가 아니라 파투라니. 사실 파토났다고 알고 있던 그 뜻이 화투에서 온 것인줄도 몰랐다. 콧망울이 아니라 콧방울이라니... 여러 번 충격에 휩싸였다. 이런 것도 모르고 일상생활에 잘못된 단어를 썼다면 평소 교양인인 척 다니면서도 교양은 하나도 없는 속 빈 강정이 될 뻔했다.
우리말은 공부할수록 재미도 있고 보람도 느낀다. 직접 써먹고 활용할 수 있어서 더 좋다. 이 책으로 우리말에 대한 교양 수준이 높아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