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다 절교할 뻔 - 예고 없이 서로에게 스며든 책들에 대하여
구선아.박훌륭 지음 / 그래도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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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나도 하고 싶은 게 책을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모임을 하고 있긴 하지만 뭔가 부족한 게 느껴진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구선아, 박훌륭 두 저자가 책에 관한 편지를 주고 받으며 책에 대해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얼굴도, 이름도 몰라도 이렇게 오로지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추천하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도 참 좋을 것 같다.

책에 대한 취향이 같으면 같은 대로, 다르면 다른 대로 삶에 대해 그리고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건 참 좋을 것 같다. 열 다섯 번의 쌍방 편지, 총 30편의 편지가 수록되어 있다. 교환 일기는 나도 해봤지만 책에 대한 교환 편지라는 방식이 신선했다. 중간중간에 작가들이 꼽은 세계문학 베스트나, 눈여겨볼 작가, 글쓰기 노하우, 서평쓰는 법, 독서법, 책태기 극복법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도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책 들 중에는 <어린이라는 세계>, <인생의 역사> 등 내가 읽어본 책들도 몇몇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 읽어보지 않은 책들이다. 단테의 <신곡>이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같은 고전소설의 추천도 좋앗고 <정확한 사랑의 실험>이나 <지루함의 심리학> 같은 다양한 분야의 책들도 내 관심을 끌었다.

가끔 이럴 때 이런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아, 하고 누군가가 추천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이 책이 딱 그러하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편지 형식을 취하면서도 이런 상황에서 이런 책이 있으니 읽어봐라는 추천을 해준다.

이렇듯 같이 책을 읽으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결국 우리는 혼자서도 잘 살고 함께도 잘 살기 위해 책을 읽는 건데 내가 읽은 책을 나만의 느낌으로만 간직한다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느낌과 지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읽고 나눔으로서 과거와 미래도 연결되고 너와 나도 연결되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책은 내게 그런 느낌을 준 책이며 동시에 나도 누군가와 책 펜팔을 하고 싶다는 느낌을 강력하게 준 소중한 책이다.

또한 박훌륭님은 약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책방도 운영하시고 글도 쓰시는데 이런 부분이 내게 무척 고무적이었다. 언제 어디서든 나도 읽고 쓰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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