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내공 - 내가 단단해지는 새벽 공부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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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마지막-시리즈로 유명한 조윤제 작가의 천년의 내공 책은 동양 인문고전으로부터 명구를 뽑아 만든 책이다. 명구는 중국의 국학대사 고 지셴린 선생이 선정했던 148구절에 있는 글이라 한다. 지셴린 선생은 베이징대 부총장으로 있으면서 시진핑 주석 등 현 중국 지도부의 멘토 역할을 했던 나라의 스승격이다. 그가 논어, 맹자, 사기, 좌전, 시경, 당시 등 철학서, 역사서, 문학서 할 것 없이 100여 권의 고전을 통해 뽑은 명구절은 이미 많은 중국인들이 삶의 지침으로 삼고 암기하고 있는 문장들이다. 그리고 그 중 우리 문화에 맞는 90개 정도를 다시 뽑아 해설을 붙인 게 바로 이 책이다.
저자는 가급적 이 책을 읽을 때 새벽을 활용하라고 한다. 새벽이란 시간은 힘이 있다. 새벽의 중요성은 우리 나라에서도 미라클 모닝 등으로 많은 이들이 이미 알고 있다. 새벽 시간에 이 책에 있는 한 구절이라도 읽고 음미하며 성찰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이것이 바로 명상이지 않을까 싶다. 이 책으로 깊이 있는 내공을 쌓아라는 게 저자의 의도다.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어른의 경지인 격, 주변을 장악하고 길을 제시해주는 깊이인 치, 단 한마디로 가로질러 제압하는 단단한 힘인 기,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각 구절들을 해설하고 있는데 내가 읽으며 인상깊었던 내용들을 몇 개 꼽자면 다음과 같다.
논어에서 있었던 말,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공부가 내가 추구하는 인생의 목적과 삶의 가치가 될 때 공부가 곧 삶이고 삶이 공부가 되는 단계다.
강한 조직은 복수의 합이 아니라 거대한 단수라는 예기의 말도 기억에 남는다. 요즘 세상에 천하가 공공의 것이 되는 대동사상은 현실에 맞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사회는 물론 어떤 조직에서도 극단적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하다면 이루기 어렵다.
왜 작가가 새벽과 인문 고전을 강조하는지 이 책을 읽어보면 잘 알 수 있다. 나를 잘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이 새벽이며, 내 내공과 기품이 한 단계 올라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인문고전이다. 서양 고전이든 동양 고전이든 고전이 천년이 넘게 흐른 현재의 시간까지 통할 수 있다는 것에, 옛 사람들의 지혜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된다. 동양 고전은 한자어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 잘 번역된 서양 고전에 비해 낯설어하거나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의 정서 및 문화와 비슷한 구석이 많은 동양 인문 고전은 생각보다 낯익은 구석이 많다. 이 책을 통해 동양 인문고전을 쉽게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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