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트는 역사적으로 프랑스에 실존했던 인물이기도 하면서 프랑스 어린이들에게는 <공주탐정> 시리즈로 더욱 익숙한 인물이라 한다. 프랑스 혁명으로 공주가 단두대에 올랐을 때도 사람들은 그녀에게 경의를 표했다하니 그녀가 실제로 얼마나 검소하며 존경받는 인물로 살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이제 문고판 책을 읽을 준비를 하는 첫째에게 이 책은 딱이었다. 첫째가 좋아하는 공주와, 공주보다 더 아끼는 강아지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도 17년을 함께 살았던 강아지 재작년 말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는데 지금보다 더 어렸던 첫째에게도 그 강아지와의 추억이 진하게 남아있는지 꿈은 수의사가 되었고 강아지만 보면 좋아서 어쩔줄 모르며 매일 강아지 그림을 그린다. 이 책의 초반부에 테오에게 강아지를 선물받는 엘리자베트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강아지를 키우는 일은 새로운 가족을 들이는 일이다. 그만큼 많은 심리적, 물질적으로 많은 준비가 필요하며 그런 점을 이 책이 잘 짚어주고 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에는 많은 준비를 하면서도 반려견을 들이는 것은 단지 인간의 눈요기나 즐거움을 위해서라는 잘못된 관점에서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을 질타하는 듯 하다. 강아지는 우리 인간을 위해 태어난 게 아니라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체다. 엘리자베트는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아지 쿠키를 고집부려 들였다가 쿠키를 위험에 처하게 하고 만다. 엘리자베트는 반려견을 키우는 일이 간단한 일이 아니며 생명은 소중하다는 것을 배운다. 또한 동물원에 갇혀 있는 코뿔소가 난폭한 것은 갇혀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동물원에서 사람들의 구경거리를 위해 존재하는 듯한 동물들의 권리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동물들의 그런 처지가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며 동물의 마음에 공감한다. 첫째 아이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당시 프랑스의 위계질서라든지 공주로서의 품위나 지켜야 할 것들이나 무도회, 가정교사가 있는 것도 신기해했다. 자연스레 서양, 특히 중세 유럽의 모습도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크로틸드 공주가 자신을 모욕한 백작 부인을 용서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품위란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 엘리자베트 공주 시리즈의 신간이라 다음 편도 궁금해진다. 이야기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인물 설명과 적절한 배경을 앞뒤로 설명해놓고 있기 때문에 아이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