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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독서생활 - 1일 1독, 나를 일으키는 기적의 습관
정예슬 지음 / 북퀘이크 / 2022년 6월
평점 :
독서는 내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나의 관심사다. 원래부터 내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학창시절 책을 잘 읽지도 않았고 독후감 숙제는 베껴서 내기도 했다. 아마 그때 버거웠던 책을 읽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었던 것 같다. 유명 베스트셀러였던 '가시고기'는 눈물을 머금고 봤는데 '수레바퀴 아래서'는 읽지도 못했다. 그랬던 내가 독서에 관심을 갖게 된 첫 계기는 <책은 도끼다>라는 책을 읽고 나서다. 관심만 갖고 책은 안 읽다가 본격적으로 책의 세계에 빠지게 된 두 번째 계기는 육아로부터의 해방 필요였다. 신생아를 키우면서 너무 지쳤을 무렵, 하루 종일 아이와 사투를 벌여야 했던 그때는 책이 유일한 탈출구였다. 그때부터 독서가 내 삶이 됐고, 독서가 주제인 책도 많이 찾아보는 편이다. 이 책 제목이 <슬기로운 독서생활>이라 끌렸는데, 저자도 여러 면에서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아 공감하며 읽었다.
저자 역시 독서를 통해 삶의 의미를 얻었다. 그리고 큰 변화가 왔다. 저자는 1일 1독을 하고 미라클 모닝, 감사일기쓰기, 온라인 독서모임, 오프라인 독서모임 등 다양한 독서활동 및 자기계발을 하고 있었다. 나는 게을러서 미라클 모닝, 감사일기는 하다 말았고 지극히 내향적 성격이라 모임을 싫어하여 독서 모임 생각은 아예 하지 않고 있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독서는 하루도 손에서 놓지 않고 하고 있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봐도 책은 사람을 살리는 가장 간단하고 경이로운 취미다. 저자처럼 나도 최근에 독서노트를 쓰고 있다. 물론 나같은 게으름뱅이는 필사는 아니고, 타이핑해서 제본하는 형태이긴 하지만, 제본된 독서노트를 다시 읽으며 밑줄치고 첨언하는 형태로 여러 번의 재독 경험을 하고 있다. 저자는 블로그 등 SNS에 글쓰기를 추천하는데, 나도 잘 안되지만 꼭 해보고 싶다. 글쓰기는 내 마음을 정돈하고 카타르시스도 느끼게 하며 반성의 기능도 있는 고퀄리티 활동이다. 몇 번 안써본 끄적임에서도 이런 느낌을 받았는데 저자처럼 꾸준히 쓰면 당연히 이렇듯 책도 낼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가족과 함께 책 읽기, 독서 모임에서 이야기 나누기, 자기만의 방을 꾸미고 차분히 독서하기 등 다양한 읽기 형태를 소개한다. 책을 읽는 요령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지 말고 그냥 마음에 드는,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다 보면 점점 꼬리에 무는 독서를 하게도 되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도 갈 것이다. 독서의 방법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므로 내 마음을 믿고 여러 독서 방법을 적용해보는 것에 대해 응원하는 것 같다.
독서를 하다보면 독서 슬럼프가 오기도 한다. 나도 책태기(?)를 느낀 적이 있다. 이럴 때는 저자처럼 휴독기를 완전하게 가져도 좋고, 아니면 너무 어려운 벽돌책 말고 좀 가볍게 읽히는 책을 골라 읽으면서 다시 독서력을 쌓으면 서서히 원래 텐션으로 돌아오는 걸 느꼈다.
독서를 하는 것은 쉽지만 의미 있는 독서, 내 삶을 변화시키는 독서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도 정말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고 지금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 그 변화를 위해 꾸준히 읽고 독서노트를 써보고 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서서히 변화하는 내 자신을 가끔 발견할 때가 있다. 독서를 그냥 했던 건 아니구나, 책이 날 살리고 있구나 느낀 적이 많았다. 이 책은 내가 잘 하고 있다고 다독여주는 느낌이었고 독자와 저자로써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는 동지같은 느낌도 들었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는 초보 독서가들, 책을 읽고 싶은데 잘 안되는 독자들이 읽으면 많은 방향성을 제시받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