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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비테의 공부의 즐거움 - 200년간 변치 않는 자녀교육·영재교육의 바이블
칼 비테 지음, 남은숙 옮김 / 베이직북스 / 2022년 4월
평점 :
공부를 재밌어하는 사람이 몇 될까? 공부도 재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타고나야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재능이 있으면 재밌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생각에 아직은 변함이 없지만 이 책을 읽고 그런 재능을 뒷받침해주는 건 부모의 교육 환경임을 절실히 깨달았다.
칼 비테는 태교부터 아이가 온전히 자랄 때까지 주니어 칼 비테의 교육에 온 힘을 쏟았고 그 결과 조산아로 태어났던 주니어 칼 비테는 아홉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박사학위를 받고 십대 후반에 교수가 되었다. 전공은 법학이지만 수학에도 능통하고 음악적 재능도 있었다. 무엇보다 공부를 즐기며 하고 인성적으로도 훌륭한 사람이었기에 아버지 칼 비테가 어떤 식으로 교육을 했는지가 궁금했다.
칼 비테는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서 조기교육이란 주입식, 학습교육이 아니라 자기 물건을 정리하는 것, 균형잡힌 식습관을 갖는 것, 적절한 운동, 대자연 속에서 배우는 삶, 그리고 조금 특이하지만 냉수 목욕 등이다. 냉수목욕은 감기나 잦은 병치레를 안하게 된다고 한다. 어릴 때 애들을 조금 춥게 키우라고 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는 아이들이 어릴 때는 놀이를 통해 교육하는 걸 강조한다. 분류하기나 수 세기, 색깔 인지 등도 공부를 하는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게임으로 흥미를 돋게 하여 학습이 이루어지지만 그 과정이 더없이 즐거운 상태가 된다.
칼 비테는 장난감도 사주지 않았던 것 같다. 주위의 사물이 장난감이라는 것. 그런데 주니어 칼 비테는 그 점이 못내 서운했는지 처음 기차 장난감을 친구 집에서 봤을 때의 순간을 잊지 못해 자신의 아들에게는 어느 정도의 장난감을 허용해주는 것 같다. 동심의 행복한 순간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말이다.
칼 비테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 중 또다른 하나는 경제교육이다. 돈의 중요성은 알되, 그것이 값진 땀, 노동의 댓가임을 알게 하는 것을 강조한다. 돈이 중요하긴 하지만 쓸 때를 잘 알고 쓰는 것과 절약하는 정신 기르기, 값진 봉사 등을 강조하는 경제교육은 왜 칼 비테가 범접할 수 없는 부모인지 알게 해준다. 주니어 칼 비테는 아버지, 어머니를 향한 존경심을 늘 갖고 있다.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잘 했고 늘 도왔고 챙겼다. 그런 모습을 보며 자란 아들도 역시 콩 심은 데 콩 나는 것 아닐까.
부모의 역할, 가정의 역할과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했고, 공부는 즐거워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즐겁게 되도록 환경을 구축하는 게 부모가 할 일이라는 것이다.
칼 비테는 조산아로 걷거나 기거나 하는 행동적인 부분에선 느렸지만 현명한 부모의 유전자를 받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라고도 생각했다. 책 그만 읽어라는 말을 하는 아버지가 얼마나 될까. 그렇지만 아이가 배움을 원하고 즐기는 과정에는 부모가 늘 뒤에서 든든한 조력자로 있었다. 얼마나 부모가, 가정의 울타리가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고 엄마로서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