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3
메리 셸리 지음, 김나연 옮김 / 앤의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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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빛깔의 표지가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과 더 잘 맞아떨어지는 책. 이 나이가 되도록 프랑켄슈타인이란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도 읽어보지 못했다. 줄거리는 간단하지만 생각할 지점은 충분히 많은 책이다. 메리 셸리가 스무 살도 채 되지 않은 나이에 쓴 책이다. 북극으로 탐험을 떠나는 월튼이 조난당한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구조하면서 그가 죽기 직전 해준 이야기를 누이인 마가렛에게 편지를 통해 전해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연금술 등에 관심을 갖던 어린 프랑켄슈타인은 대학에서 자연과학에 매료되어 연구하게 된다. 뛰어난 과학적 성취를 보이던 그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키가 2m가 넘고 흉악한 얼굴의 살아있는 괴물을 만들어내고 스스로 만든 피조물의 모습에 경악하며 괴로움과 두려움에 휩싸인다.

괴물은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 경악하면서도 인간 존재에 대한 분노와 혐오를 느낀다. 숨어 들어간 어느 오두막에서 맹인인 노인과 그의 아들, 딸, 그리고 아들의 여인이 단란하게 사는 모습을 지켜보며 희망을 품지만 결국 배척당하면서 인간에 대한 회의감, 특히 자신의 창조주인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증오한다. 그래서 괴물은 어린 동생 윌리엄, 프랑켄슈타인의 사촌이자 아내인 엘리자베스까지 차례차례 살해한다. 결국 프랑켄슈타인은 증오와 복수심에 괴물을 찾아 북극까지 갔다가 월튼의 탐험대에 의해 발견되었고 그 안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괴물은 창조주의 죽음을 확인한 후 자신도 스스로 불에 타 죽겠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야기가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했다. 현대 과학이 아무리 발전한다 한들, 과연 살아있는 생명체를 무에서 유로 창조할 수 있을텐가? 혹은 그렇게 태어난 괴물이 오두막에서 숨어지내며 몇 달 만에 언어를 모두 습득할 수 있을까. 그러나 어쨌든 과학에 대한 맹신을 경계하고 경종을 울리는 SF소설의 효시라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과학자가 만들어낸 흉측한 괴물은 겉모습이 흉측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창조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배척당했다. 겉모습만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이 괴물인지, 그로 인해 괴물이 되어버린 괴물이 진짜 괴물인지는 독자가 판단할 일이지만 전자가 죄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삶과 타인에 대한 태도를 되새기게 하는 명작으로 뮤지컬, 연극 등에서도 여전히 인기있는 소재가 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보라색 표지가 공포감을 자아내면서도 흡입력있게 읽혔다. 이번 기회에 좋은 소설을 읽게 되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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