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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찾아드립니다 - 루틴을 벗어나, 나만의 속도로 사는 법
애슐리 윌런스 지음, 안진이 옮김 / 세계사 / 2022년 2월
평점 :
나는 시간 빈곤자가 맞다. 늘 시간이 없다고 투덜거리고 핑계를 댄다. 가장 좋은 핑곗거리는 육아와 피곤이다. 늘 도전적인 삶을 살고 싶다고 하면서도 살던 대로 산다. 시간이 내게 무한정 주어진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시간관리를 못하고 어영부영 허송세월만 보내는 중이라는 자책감에 시달리다가 이 책을 만났다.
결국 자기계발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인데, 시간을 지배할 줄 아는 사람이 결국 자기 인생을 가치 있게 살아갈 수 있다. 시간과 함께 붙어다니는 또 다른 가치는 돈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시간과 돈은 상충관계에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떤 시간을 얻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도 있고 때로는 나의 시간을 포기하고 돈을 벌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인생의 매 순간은 이러한 고민과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가 내리는 매 순간의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인생을 좀 더 행복하고 가치있게 살아갈 수 있는 시간과 돈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돈보다 시간이 귀하다고 생각하는 테일러형인가, 아니면 시간보다 돈이 귀하다고 생각하는 모건형인가? 먼저 이 질문에 대답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테일러형과 모건형의 중간 지점에서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것 같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돈보다 시간을 중시하면 행복이 증진되고 인간관계가 개선되며 부부관계 만족도 및 직장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타임 푸어가 되는지 이 책의 1장에서 밝히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스마트 기기, 돈에 대한 집착, 시간에 대한 과소평가, 바쁨, 게으름 혐오, 예스맨 또는 예스우먼이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 자가진단을 할 수 있게 각 장의 끝에 나의 시간 관리 및 상황을 적을 수 있는 표가 마련되어 있다.
그렇다면 2장은 이제 잠든 휴먼 시간을 깨우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적혀 있다.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다른 날보다 부정적인 감정을 많이 느끼는 평범한 화요일을 기록해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나를 설레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긍정적인 시간의 비중을 최대화하고 부정적인 시간의 비중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노동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면 줄이고 여가시간을 최적화하는 것이 좋다. 백만장자들이 행복한 이유는 재산때문이 아니라 적극적 여가활동에 투입하는 시간이 다른 사람들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식사 시간을 늘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남을 돕는 시간,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내가 가장 공감했던 것은 시간의 외주화다. 청소에 뺏기는 시간, 출퇴근 시간 등을 외주화하면 그 시간을 돈으로 환산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 여행가서 굳이 돈 좀 아끼려고 경유하느니 그 피곤과 짜증을 경험하지 않고 시간도 아끼면서 여행에 충분한 시간을 쓸 수 있는 직항이 낫다는 것. 매우 시간 대차대조표를 만드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3장은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한 시간 활용 방법이다. 작은 '왜'라는 질문을 던져 지금 이 활동을 내가 왜 하고 있는지 질문해야 한다. 게으른 시간을 계획하여 집어 넣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시계 기준으로 생각하는지 활동 기준으로 생각하는지 사고 유형을 생각하여 내 시간 풍요를 증진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내가 목표를 실행했거나 실행하지 못했을 때 보상과 처벌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좋다. 내가 장착해야 할 것은 '아니요'라는 거절을 기본값으로 설정하는 거다. 내가 잘 지켜야 할 것 중의 하나다. 똑똑한 거절하기.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 특히 직업을 선택하거나 거주지를 선택할 때와 같은 큰 결정을 내릴 때도 시간을 생각해야 한다. 활동을 다변화하고, 내가 제 시간안에 해내지 못할 일 같으면 마감 연장을 당당하게 요청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는 내가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아야 한다. 내 삶의 목표는? 이 큰 '왜'라는 질문은 시간 관리에 결정적이다.
5장은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음직한 내용이다. 직원들에게 유급휴가를 과감하게 내리는 것만으로도 직원들의 사기 진작 및 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시간을 더 요구할 권리를 직원들에게 줄 수 있는 사장이 과연 몇이나 될까. 내 직장은 연가나 조퇴, 지참 등이 자유롭지 못하고 재택근무를 나 혼자 할 수도 없는 일이긴 하지만 일반 회사들은 이런 규정을 정말 상용화했으면 좋겠다.
나 역시 이 책을 든 이유는 시간 빈곤자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 2월은 정말 시간빈곤자였다. 일단 내 업무 자체가 눈코뜰 새 없이 바쁘기도 했고 3월도 아마 그럴 것 같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분명히 잘 생각하면 놀고 있는 시간은 있을 거다. 긍정적인 시간은 늘리고 부정적인 시간을 줄이는 것. 이 책의 각 장 말미에 제공되는 표를 작성해보는 것만으로도 나의 시간 관리 상황 및 미래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