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 - 우리는 더 이상 성장해서는 안 된다
마야 괴펠 지음, 김희상 옮김 / 나무생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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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해 더 이상 성장해서는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이 책.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정치경제학자인 마야 괴펠의 번역본인 이 책은 읽는 내내 번역본이 아닌듯 술술 읽히지만 부드럽고 단호하게 논조를 펼친다. 성장만이 답이 아니다, 이제 더 이상은 성장을 멈추고 환경과 함께 사는 미래를 위해 돌아봐야 한다고 말이다.



리바운드효과는 효율성이 늘면서 에너지 소비도 늘어나는 현상을 말하고 디커플링은 새로운 자원을 소비하지 않고 기존 자원을 이용해 고객 욕구를 맞춘다는 걸 의미한다. 즉 성장 위주 방식을 고집하면서 마치 자원이 진짜 덜 소비되는 것처럼 위장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경계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하자는 것이다.

외부 비용이란 표현은 우리가 감당해야 할 책임을 슬쩍 뭉개는 뻔뻔함일 뿐이며 환경 소비를 줄이는 목표와 경제 성장이라는 목적을 절대 동시에 추구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회계를 바로잡아야 한다. 가격은 해당 상품의 생산과 수송, 그리고 마지막 폐기 처리 비용까지 감안해 책정되어야만 한다.

이 책을 통해 농민 이경해라는 분을 알게 되었다. 멕시코까지 가서 할복자살을 하면서까지 그가 알리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마추카토는 "자본주의를 선도해온 대부분의 파격적인 혁신은, 일찌감치 과감한 결정과 자본 집약적인 사업 투자를 해온 국가 덕분이다."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영국의 단체 <페어 택스 마크(공정 세금 인장)>는 애플, 아마존, 페북, 구글, MS, 넷플이 지난 10년간 교묘한 절세법을 동원해 1천억 달러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개인의 이해관계만 따지고 전체적인 관점을 등한시할 때는 오히려 개인의 이득까지 무너지고 만다. 개별적 이득을 극대화하기보다 공동체의 안녕을 최우선 과제로 해결하는 국가의 역할이 중요한데, 예를 들어, 반품 수수료를 3유로로 책정하면 소포개수가 줄어들 것이고 배송에 필요한 연료가 감소하여 이산화탄소가 절감된다. 이는 곧 기후 중립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다. 그러나 중소유통업체는 이를 반품수수료 책정을 하고 있지만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는 반응이 미지근하다. 이런 경우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허상과 환상을 지속적으로 꼬집고 있다. 국가의 규제 덕분에 자유가 생겨나는데 그래서 탄소세는 국가가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정하고 투명한 기업활동 지원만으로 국가가 할 일을 다 하는 것은 아니다.



직전에 빌게이츠의 환경 관련된 책을 읽었는데 빌게이츠, 마그 주커버그, 제니퍼 로페즈, 패리스 힐튼, 오프라 윈프리 등 인플루언서 10명이 비행기 이동으로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38명이 배출하는 양과 같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은 섭씨 2도 이하로 제한하야 하며 1.5도 이하로 낮추면 기후 변화 심각성을 크게 낮출 수 있는데, 이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문제 삼는 사람은 거의 없다. 환경 문제는 언제나 분배의 문제이며, 분배 문제는 항상 정의의 문제다. 그러나 지금껏 지구 자원을 지나칠 정도로 많이 소비해온 극히 일부 특권층들만 계속 이득을 보았다. 프랑스 정부가 친환경 명분으로 유류세를 올리며 부유세를 낮춘 것은 이런 측면에서 대단히 잘못된 접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우리는 전 세계 GDP의 10%를 보건 체계와 교육 시스템, 재생력을 가진 농업과 재생에너지 공급을 위해 써야 한다. 이런 안전망이 구축되어야 구매력이 없는 사람들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누릴 수 있다.



오로지 돈에만 목을 매는 문화는 취약한 상태에 빠뜨린다. 소비자의 용기, 언론의 용기, 기업의 용기, 투자자의 용기, 교육 당국의 용기 등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전체는 부분들의 총합 그 이상이 될 것이다.



나는 이제껏 경제성장과 과학 기술의 발전이 환경을 도울 수 있다고 믿었다. 성장과 환경보호, 성장과 분배는 함께 가능하다고 믿었다. 이 책은 그런 관점이 불가능하다고 꼬집고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이 책은 인류의 한명인 내가, 우리의 후손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생각을 가져야하는지 알려준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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