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를 좋아한다. 물론 실내에서 비내리는 걸 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어떤 때는 폭우가 내리고 천둥 번개가 우르르 쾅쾅 할 때 밖에 있는 사람들 걱정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뭔가 시원하게 씻어내는 느낌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비가 내리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밖에 나가 뛰어 놀면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또 받아오는 아이들에게는 비가 그만 오면 좋을 것이다. 그래서 '비야 비야 오지마 다른 날 다시 오렴~' 하는 노래도 있고.이 책은 비가 그만 오면 좋을 아이들을 위한 풀꽃 그림책이다. 그런데 그림책이 상당히 특이하다. 꽃누르미(압화)로 모든 것들이 표현된 책이다. 자연의 색과 자연의 곡선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답고 재미있을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빨주노초파남보 아름다운 무지개빛 꽃들은 정말 꽃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꽃누르미라는 섬세한 압화작업을 통해 완성되었다. 꽃누르미라는 말을 처음 접했는데 압화는 뭔가 압박하고 해하는 느낌이라면 누르미라는 말의 어감은 좀더 부드럽고 조화로운 느낌이다.비가 그치고 햇님이 나와 다시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 그리고 새초롬한 표정의 구름이 웃음을 자아낸다. 아이는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꿈꾸고 또 비가 오고 기다리는 것을 반복한다. 정말 기다리던 햇님이 나타나고 비가 그치는 순간의 즐거움이 느껴진다. 어떤 꽃으로 작업을 했는지 꽃이름들이 소개되어 있다. 내가 아는 꽃 모르는 꽃 모두 졸졸이 소개되어 있는데 아이와 함께 짚어보면서 이 우산은 무슨 꽃으로 만들었을까, 이 무지개는 무슨 꽃일까 얘기하며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그리고 아이와 함께 우리만의 꽃누르미 그림책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꽃누르미 방법이 들어 있는 종이가 책에 같이 끼워져 있다. 숲길에 있는 꽃길 걸으며 형형색색 이쁜 꽃들 주워다가 아이와 같이 작업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이제 장마가 본격적우노 시작되었다고 한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비가 온다고 하는데 어디 나가자는 아이들의 아우성이 벌써 들리는 듯하다. 이번 주말은 떨어지는 비를 보며 꽃잎 주워다가 아이들과 우리만의 꽃누르미 그림책을 만들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