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0일 역전의 경제학 - 경제학 하수에서 고수로 유쾌한 뒤집기 한판, 개정판
오영수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5월
평점 :
경제학은 참 친근하면서도 어렵다.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것이 경제 생활의 일부이고 여러모로 쓸모 있는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일부 용어와 법칙때문에 거리감이 느껴지던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2016년에 나온 책인데 이번에 개정판이 나왔고 좋은 기회가 닿아 읽게 되었다. 30일에 경제학을 두루 경험해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으며 기초개념, 시장, 경제문제 이렇게 세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설명이 쉽고 영화나 책을 예로 들거나 실생활 사례 중심으로 되어 있어 청소년, 성인 중에서 교양으로 경제를 알고 싶은 분들 모두 잘 읽힐 것 같다.
<기초개념> 파트에서는 수요와 소비자잉여, 탄력성의 의미를 설명한 후 기회비용과 한계비용을 설명한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개념 설명이 쉽고 재밌기도 하지만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이로 인해 우리가 깨우쳐야 할 점도 제시해주는 것이다. (매몰비용에서 카르페디엠으로 나아가는) 유인, 분업과 특화, 효율성과 공정성, 자원배분방식 등을 설명하고 특히 GDP와 국민경제 순환을 설명하기 위해 경제 육아일기를 빗대어 설명하는 부분은 이해가 쉬웠다.
<시장> 파트에서는 시장의 본질을 알아보고 경매를 예로 든 경쟁시장에 대해 얘기한다. 또 영국식 경매와 네덜란드식 경매의 차이, 차가낙찰제와 최고가낙찰제의 차이를 살펴보고 보이지 않는 손 즉, 완전경쟁시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을 논한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내가 왜 야구를 축구보다 더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던 부분이다. 야구는 가격원리가 작동하는 스포츠지만 축구는 가격원리가 잘 나타나지 않아 지루하게 느껴졌던 거다. 또 '나는 가수다'와 '불후의 명곡' 승리 조건을 통해 가격 원리를 해치는 승부방식과 프로그랳 변화과정을 알아가는 것도 재밌었다.
담배 가격 책정, 관광지요금 책정을 예로 든 상대가격의 개념을 통해 이를 잘 활용하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의외로 쉽게 달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한 왜 중소기업 과장 연봉이 대기업 신입사원보다 낮은가를 고용의 한계비용 식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최저임금제의 경우, 무조건 최저임금을 올렸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약자의 불리함을 알게 됐다. 그리고 정보의 비대칭성 및 공공재의 경우는 무임승차 같은 도덕적 해이로 인해 시장 실패가 나타나기도 함을 얘기한다.
<경제문제> 파트에서는 환경오염의 예를 들어 외부성의 개념을 설명하고 '공유지의 비극'을 통해 탄소배출권 시장의 사례를 언급하며 지속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적오염수준을 낮춰야 하고 갈등 해결의 유일한 방법은 오염 배출을 줄이는 기술 개발밖에 없음을 얘기한다. 주인-대리인 문제와 목욕탕 탈의실 귀중품 도난 배상을 예로 들어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생기는 상대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조물 책임법 등을 소개한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행복, 결혼, 자녀 낳는 문제 등에도 경제 법칙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최근 통계자료로 이 부분은 더욱 이해가 잘 가고 재미있게 접근 가능했다. 여성의 외모 또는 몸매가 남편의 소득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반대의 경우는 영향이 적거나 나타나지 않으며, 여성의 외모가 학력이나 소득보다 남편 소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로부터 루키즘(외모지상주의)을 설명하고 이것을 왜 경계해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부분이 신선했다. 도덕적 이유가 아니라 외모에 대한 투자가 교육이나 기술 훈련 투자에 비해 국가 전체로 볼 때 생산성이 높지 않기 때문인데 그 예가 미인이 많다고 소문난 베네수엘라나 우즈베키스탄같은 나라다.
실제 예와 최신 자료 등으로 더욱 가독성이 좋다. 경제학 문외한, 경제를 배우고 싶은 청소년들이 쉽게 경제학을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경제학이 우리 생활의 모든 곳에 숨어 있는지 알고는 있었지만 이 책을 보니 더 뚜렷하게 알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경제교양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