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보았니? - 2022년 칼데콧 영예도서상 수상작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73
숀 해리스 지음,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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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꽃이나 자연, 식물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주위 직장 동료들 덕분에 슬슬 자연에 관심이 생기고 있다. 운동장 한쪽에 텃밭을 분양해주겠다는 걸 잘 키울 자신이 없어서 마다했는데 매일 점심먹고 한바퀴 돌면서 자꾸 보니 하루하루 쑥쑥 크는 꽃, 식물들이 신기하고 기특할 따름이다.

아이들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가져온 상추, 방울토마토를 보며 같이 읽기 좋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특히 개미와 흙, 식물 등 생명에 관심이 많은 둘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쨍한 색감이 신비스럽다. 꽃과 얼굴을 맞대어본 적 있는지 어떤 느낌인지, 자꾸 질문한다. 꽃을 보긴 했어도 정말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있을까. 아이들은 길을 지나다가 인도 사이에 비집고 올라온 풀이나 민들레만 봐도 한참을 쳐다보니 꺄르르 웃는다.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얼굴을 갖다대면 향기가 난다. 저마다 향기가 다 다르다. 책을 읽으며 아이와 같이 책에서 던진 질문에 각자의 생각이나 느낌을 답해보는 시간은 더없이 충만한 시간일 것이다. 눈을 감고 꽃의 냄새를 맡아보면서 어떤 느낌인지, 무엇을 상상할 수 있는지 아이들의 감각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바쁜 생활 속에서 우리는 감각을 놓쳐버리기 쉽다. 그러나 힘껏 뛰어놀고 온 아이에게 물을 건네며 물이 천천히 몸속에 스며드는 느낌을 느껴보라고 한다면 어떨까? 물이 몸에 퍼지는 느낌은 마치 식물에게 물을 주고 그 식물이 뿌리에 서서히 생명을 불어넣는 느낌과 같을 것이다. 나도 아이도 꽃도 모두 살아있는 생명이기에.

아이에게 배꼽에 집중하게 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식물의 뿌리를 느끼면 자연스레 나의 뿌리는 어딘가 궁금해할 수 있다. 나와 엄마가 탯줄로 연결되어 있었던 배꼽은 영양분을 공급받던 첫 생명줄, 뿌리다. 이러한 발상이 흥미롭다.

아이들이 다치면 생채기에 맺힌 피를 볼 수 있다. 그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 다음 장을 넘기면 피의 색깔, 새빨간색만 칠해진 장이 나온다. 빨간색이 주는 무한한 생명력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색감도, 이야기의 소재도, 질문도 좋은 책이었다. 이 책을 읽은 후 아이와 함께 질문하고 대답하다보면 살아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고 경이롭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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