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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줄이기로 했다 - 덜 사고, 덜 먹고, 더 많이 움직이기
김진영 지음 / 민리 / 2021년 1월
평점 :
미니멀 라이프 등, 줄이는 삶이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다. 신박한 정리와 같은 티비 프로그램도 이런 시류에 한몫하고 있다. 이 책 제목을 보고 저자가 어떤 걸 줄이는 생활을 하는지 궁금했다. 저자는 이비인후과 의사로 네 아이를 둔 아버지다. 의사로서의 경험과 다자녀 아버지로서의 경험이 녹아든 저자의 생활 곳곳 줄이기 의식을 글로 따라가보며 공감할 부분이 많았다.
먼저, 좀 덜 먹어야 한다. 서구화된 식습관이 초래한 비만이 얼마나 많은 질병을 초래하는지 알면서도 계속 먹게 되는 내 자신을 매우 쳐야겠다. 현미, 식물 뿌리, 잎, 줄기를 섭취해야 콜레스테롤을 낮춘다고 한다. 한때 고혈압으로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하는 아빠와 같이 밥 먹을때 늘 초록색 풀만 밥상에 올라오는게 싫어서 내가 토끼냐고 울부짖었던 걸 반성한다. 그게 맞았던거다.
'저탄고지'라고 해서 탄수화물을 줄이고 식물성 지방을 늘려라는 다이어트 방식이 유행하지만 불포화지방이라고 무조건 다 좋은건 아니고 오메가3과 6이 적절한 비율로 섞인 음식을 균형잡아 먹어야 함도 알 수 있었다.
어떤 약이나 영양제보다 소식다동(小食多動)하는 삶을 살 것을 권유하는 저자의 말에 심히 공감했다. 나는 전형적인 다식소동하는 사람이다. 정확히 말하면 다식이라기 보단 살찌는 음식을 즐겨먹는다고 해야겠다. 아이를 키우며 내 음식 습관이 아이에게도 그대로 전해지는 걸 보면서도 단 음식을 끊기가 쉽지 않다. 나는 코카콜라를 너무 좋아해서 (워렌버핏도 아니면서) 주식을 사고 싶을 정도로 좋아하는데 진짜 좀 끊어야겠다 싶다.
좀 덜 먹고, 덜 사고, 더 움직이면 쓰레기도 덜 양산하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 코로나로 매일같이 오는 택배를 어쩔수 없이 시키긴 하지만 환경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으로 지구에 미안함을 표해보지만, 저자처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환경운동에 동참하는 작은 실천을 습관화해야겠다.
알면서도 힘든 부분은 부동산 투자 줄이기와 사교육 줄이기다. 저자는 투자를 아예 하지 말라는 주의는 아니다. 그러나 주거에 대한 투자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내가 사는 공간은 투자나 투기의 개념이 아니라 아늑한 보금자리여야 한다는 걸 강조한다. 나는 돈이 부족하니 부동산 투자는 당연 안하고 있지만 부동산 가격이 미친듯 널뛰는 걸보면 마음이 요동치는 건 당연하다. 이런 요동치는 마음을 줄여야 된다고 이 책은 말하는데 말이다.
사교육은 난 정말 안시키는 편이다. 나도 사교육 없이 잘 살고 있지만 문득 내가 사교육 힘을 빌렸다면 더 잘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힘 닿는다면 아이가 필요할 때 해주고픈 맘이 큰데 그것도 내 욕심이라면... 자식 욕심 버리는 게 정말 어려운 것 같다.
불안, 스트레스, 욕심 등 나쁜 습관 버리고 줄이기에 대한 부분은 나도 늘 실천하려고 하는 부분이다. 불필요한 소비는 거의 하지 않고 명품 욕심도 없기에 지출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음에 내 스스로에게 감사하고 있다. 단 휴대폰 내려놓기는 정말 잘 안되고 있다. 애들 재우며 어둠 속에서 보는 폰으로 인해 시력을 많이 상실했다. 저자도 그런 점을 지적하고 있다. 물론 정신적 중독부분도 말이다.
의사라는 직업적 특성상 자녀들도 소위 말하는 '사짜' 직업을 갖게 하기 위해 많은 사교육을 시킬 거라고 생각했지만 저자는 가족과 함께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나도 올해는 이 책에서 말하는, 줄이는 삶을 지향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