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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공황 - 역사상 최대 위기, 부의 흐름이 뒤바뀐다
제임스 리카즈 지음, 이정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월
평점 :
이 책이 내게 도착하고 나서 며칠 후에 코스피, 코스닥 너나할 거 없이 주가가 폭락했다.(끄응...다시 조금 회복했지만) 대공황의 시작이자 서막인지 아니면 그냥 일시적인 외국인 매도 현상으로 단기 조정이 온건지(근데 정말 조정은 누가 하는 겁니까) 알 수 없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전세계적 대혼란이 경제에 미칠 영향이 단기적일지 장기적일지 그 깊이가 어떨지 예측하기란 매우 힘들다. 개인적으로는 대공황이라 할만한 상황이 오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마냥 낙관적으로 생각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고 싶었고 향후 투자 방향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웨트 마켓이라 불리는 야생동물 판매 시장에서 박쥐와 사람 간 인수공통감염이 일어나 생겼다는 가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발원설(실수든 의도적이든) 등이 첫 발생에 대한 이견이 있지만 최근엔 생물 공학에 의해 만들어진게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한다. 동물이 보유한 바이러스가 인수공통 감염이나 세포 배양용 페트리 접시를 통해 인간에게 전파됐다는 게 공통 견해다. 이 책의 저자는 웨트 마켓이 아닌 연구소 발원설에 무게를 두고 있다.
원인이 어찌 됐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저자는 미국이 내린 봉쇄령이 코로나에 도움이 안된다고 보는 입장이다. 여행제한조치나 물리적 거리두기보다 상식적인 방역조치(손씻기, 자율적 자가격리, 보호장비착용 등)가 효과있으며, 봉쇄로 인해 단기적 효과를 볼 순 있겠지만 자발적 행동이 아닌 의무적 행정명령으로 인한 '코로나 블루가 야기한 절망에 의한 죽음, 면역력 저하, 재산 손실, 생산량 감소 등의 비용' 등을 고려하지 못했고 그것들이 죽음을 이끌 수도 있다고 말한다. 저자입장에선 우리나라의 사회적 거리두기나 5인 이상 집합 금지도 당연히 부정적일거다.
신 대공황은 2020년 2월 24일부터 시작됐다고 저자는 판단한다. 몇 차례 반등이 이후에 일어났지만 장기 추세에 대해 부정적이다. 패시브 투자, 지수 연동제, 상장지수펀드, 프로그램 매매, 연방준비제도의 화폐발행 등은 주식 자산가치를 부풀렸을 뿐이라고 말한다. 2020년 2분기 미국 GDP는 최악을 기록했으며 실제로 디플레이션이 왔다고 진단한다. 대기업은 파산하고 소상공인, 중소기업은 줄폐업이다.(소상공인 폐업은 우리나라도 심각하다) 일자리 감소는 경제활동 참가율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에서 9월까지 미국에선 6천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한다. 다우지수나 나스닥 지수는 기술, 통신, 미디어, 금융 등 코로나에 적게 영향받는 기업들이 절반을 차지하므로 실물경제와 분리되어 있고 명령만 따르는 로봇이 거래하는 주식은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다. 그래서 모두가 원하는 V자형 경기회복은 일어나지 않으며 L자형이 지속될거라 본다.
MMT라는 현대화폐이론은 부채에 대한 우려로 소비가 줄고 저축이 늘어 화폐유통속도가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무용지물일거란 전망을 내놓는다. (저자는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을 가루가 되도록 깐다.) 케인스는 정부가 지출을 늘리면 수혜자가 소비를 늘려 화폐유통속도가 증가할 거라고 했지만 이는 경기불황이나 회복초기, 디플레이션과 유동성 함정에 빠졌을 때나 효과가 있지 지금처럼 미국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에서는 국가가 부채를 늘려도 경제 성장이 이뤄지지 못한다고 한다.
코로나는 바이러스 자체적으로 인지 장애를 일으킬 수 있지만 생활 봉쇄로 인한 바이러스 외적 정신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저자는 미국 전역에 유례없이 일어나는 폭동이 코로나 봉쇄효과와 관련이 아예 없다고 말하긴 힘들다고 얘기하며, 어쨌든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경제 위기 상황에 기민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중 하나는 분산투자다. 그가 말하는 분산투자는 주식 안에서 여러 종목을 갖고 있는게 아니라 채권, 금, 부동산, 사모펀드 등 주식 이외의 여러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넣는 것이다.
복잡성 이론(복잡한 동적 시스템의 결과로 타이밍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충격의 강도 분포를 예측하기는 매우 쉽다는 것으로, 큰 시장변동이 정규분포나 균형모델이 예측하는 것보다 큰 시장변동이 더 자주 일어남을 의미), 베이즈 정리, 역사의 경험, 행동 심리학을 토대로 한 예측 분석 시스템은 6개월 후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시스템으로 2021~2022 팬데믹 시기의 예측을 하면 디플레이션, 금리 하락, 금값 상승, 10%대의 실업률, 더딘 경기회복, 상업용 부동산 하락, 주거용 부동산 투자 용이, 2022년 달러 약세, 석유 가격 호조세 등이라 한다. 많은 이들이 관심 갖는 주식은 방산, 천연자원, 기술 종목을 제외하고는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
결국 디플레이션으로 늘어나는 부채부담의 해결책은 금에 대한 달러화 평가 절하라고 말한다. 루스벨트 대통령 시절의 해결책이다. 금에 대한 달러화 평가절하는 금값 상승 및 다른 모든 것의 상승을 유도한다. 인플레이션을 일으켜 디플레이션을 극복하는 거다. 실질금리가 오르면 현금이 매력적인 자산일거고 현금가치가 상승하면 금의 달러가격은 역풍을 맞는다. 금값 정체기 오래 지속되진 않을 거라 전망하고 저자는 그렇다고 금에 올인하라고 말하진 않는다. 주식만이 살 길이라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금과 부동산(인플레이션 헤지), 채권과 현금(디플레이션 헤지), 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을 분산투자하라고 말한다.
사상초유의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가 요동치고 있는듯 하지만 우리나라의 코스피 지수도 3천을 돌파했고 조정장이 올거라고 해도 아직 오지 않은듯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코스피든 다우 지수든 주가는 계속 오를 거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고 이 책의 저자처럼 미국의 현실적 상황에 비추어 디플레이션이 곧 닥칠 것이며 금값 상승을 점치는 비관론적 전문가도 있다. 사실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판단은 스스로 하되 다양한 의견에 비판적으로 귀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낙관론에 제동을 걸어주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