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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리스타트 - 생각이 열리고 입이 트이는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평점 :
나는 인문학을 제대로 아는가 모르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무렵 읽어보고 싶어 선택한 책이다. 심리학, 철학 등 다양한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뭔가 정리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인문학이 뭔지 말그대로 '리스타트'하고 싶었다.
꽤 유명한 책인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저자의 책인데, 읽다 보면 술술 읽힌다. 약간 '지대넓얉' 시리즈 같은 느낌도 난다.
인류가 동물과 다른 점은 문자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것과 이성이 더해져 학문이라고 하는 지식의 집대성이 생겨났다. 학문이 필요했던건 결국 먹고 사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였다. 인문학을 비롯한 모든 학문의 뿌리는 결국 먹고 사는 것의 가장 기본인 경제에 있다. 경제를 조정하는 것이 정치이며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가 바로 국가가 되는 셈이다. 국가가 부족국가 등의 초창기 모습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흐름이 어렵지 않게 서술되어 있다.
나는 참 어려웠던 과목이 사회였고 지금도 이해가 어렵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기본 이념이나 성격은 알지만 이것에서 뻗어나간 수정자본주의, 신자유주의를 거치면서 결국 무엇이 옳은가, 어떤 국가형태가 올바른가를 고민해야한다. 여러 상황에 따라 수정 자본주의가 선호되어 이 기조대로 경제가 움직였다가 신자유주의로 다시 회귀하였고 지금 상황은 내가 느끼기에 좀 특이한 패닉상황인거같다. 그래서 경제가 어렵다.
세금을 걷어서 하는 일,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국가를 보조하고 우리 삶에 도움을 주는지, 세금을 늘리는게 맞는지 줄이는게 옳은지 모두 이해관계와 결부되어 있다. 읽으면서도 느낀건 지식도 중요하지만 지식을 적절한 상황에 써먹는 지혜가 참 중요하다는 거다. 어떤 판단을 국가가 내리느냐에 따라 IMF가 오기도 하고 세계경제가 대공황을 맞기도 한다. 그리고 이 모든걸 교묘하고 안전하게 나누는 진보와 보수의 이념까지. 이것들이 모여 역사가 되는 과정이 쉽게 설명되어 있다.
종교와 정치가 엮여 만들어내는 국제사회의 이해관계를 잘 알 수 있었던 3장이 인상깊다. 종교와 철학 각각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종교부분에서 전체적인 종교 역사의 흐름을 짚을 수 있었다. 유일신교인 유대교에서 예수교(그리스철학과 결합 후 기독교)와 무함마드교(마호메트교)로 분파가 형성되었는데, 기독교는 다시 로마카톨릭, 동방정교회, 개신교로 삼분되었고 무함마드쿄가 이슬람교로 확대되어 지금의 시아파와 수니파로 양분되었다. 다신교인 힌두교는 네팔 싯다르타 왕자에 의해 불교로 탄생되었고 그 외에도 힌두교는 자이나교와 시크교같은 여러 종교를 양산했다. 결국,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같은 뿌리를 두고 그렇게 싸우고 있다.
철학은 종교와 별개인 것처럼 소개되어 있지만 나중에 이 둘이 결합하고 결별하는 과정이 재미있다. 그리스철학과 기독교가 결합했고 불교와 유학이 결합했다. 그러나 철저히 이성으로 돌아가 종교와 결별하면서 경험주의와 합리주의 등이 꽃필수 있었다. 고등학교 때 배운 윤리과목이 정리된다.
역사, 경제, 정치. 종교, 철학 등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우리의 먹고사는 중요한 문제를 결정한다. 이 방대한 지식을 최대한 얇지만 빠진부분 없이 이야기처럼 물흐르듯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