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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중요해 ㅣ I LOVE 그림책
크리스티안 로빈슨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8월
평점 :
아이가 커가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나 주변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어떻게 알려줄지 생각하게 되는 때가 많다. 어린 아이든, 큰 어른이든, 작든, 크든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소중하고 가치가 있으며 그래서 아이 자신도 소중한 존재고 타인도 소중한 존재임을 아는 것은 그 어떤 공부보다 중요하다. 이 책은 함께 아이랑 읽으며 그런 것들을 같이 생각해보고 얘기나눠볼 수 있는 책이다.
먼저 가기도 나중에 가기도 하지만 먼저 가는 것이든 나중에 가는 것이든 어느 것이든 중요하고 소중한 존재다.
길을 잃은 것 같고 외롭게 느껴지는 순간일지라도 내가 중요한 존재임을 잊어선 안된다는 것. 어쩌면 이 대목은 아이의 책이 아니라 어른을 위한 그림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하루하루 바쁘게 사는 시간, 나날들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의미조차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작다고, 조금 느리다고 하찮게 여긴 것은 아닌지, 살아있는 모든 것은 다 소중하고 누군가에겐 중요한 존재임을 되새길 수 있다.
늙음과 젊음, 길고 짧음, 빠름과 느림. 우리는 이분법적 사고에 익숙하다. 아이들도 자라나면서 그런 어른들의 의식을 따라 나이 많음을 무시하기도 하고 꼰대라 부르기도 하며 느린 것을 참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생물들이 존재하고 그 속에서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음을 아이와 함께 그림을 보며 짚어가며 천천히 이야기나눌 수 있다.
조금 여유를 갖고 부드럽게 모든 현상을 바라보며 하나 하나 살아있는 것들에 애정을 가져보면 어떨까. 때론 글 얼마 없는 아이의 책에서 꽉채워진 여느 책보다 더 큰 울림을 받는다. 이 책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