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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 - 세상 모든 것을 숫자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다카하시 요이치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0년 6월
평점 :
나의 일은 수학과 너무나도 연관되어 있지만 나 자신은 경제나 금융 등 실생활과 관련된 부분에서 수학을 실용적으로 써먹지는 못했던 것 같다. 책의 제목처럼 분명 수학은 살아가면서 아주 큰 무기가 되는데, 나는 수학의 정신도야적 측면과 일반적인 논리적 문제해결 측면에서 수학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면 이 책은 좀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측면에서 수학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경제 분야를 수학으로 접근하고 있다.
1장은 기업, 빚, 경제기사 읽기, 정부의 재무, 국채 등 경제를 움직이는 수학의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경제학과를 지망하는 문과(요즘 문이과 구분이 없는 교육과정이라곤 하지만 실제로는 존재하듯이 돌아가고 있다)학생들은 수학을 게을리하면 안되는데 그 이유를 설명해주는 장이다.
2장은 수학으로 경제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구체적으로 예를 든다. 수요곡선, 공급곡선 그래프, 인플레이션 등은 모두 수와 그래프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프를 해석하는 것은 중1때부터 데카르트 좌표평면을 배우면서 학습하지만 애석하게도 함수의 이름이 붙는 순간 우리와 멀어지게 된다.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의 해석은 x축과 y축이 무엇인지, 평행이동의 의미 등을 파악하고 이해해야 가능하다.
3장은 통계 이야기다. 사실 통계학은 상당히 매력적인 분야이다. 통계에서 표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반대로 나오기도 하고 즉, 그렇기에 여론 조작도 가능하기에 올바른 판단이 필요한 분야다. 정규분포곡선의 매력이 잠깐 언급되는데 아주 복잡한 수학적 내용을 건드리지 않으므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4장은 확률 이야기다. 조건부 확률, 베이즈 확률 등이 언급되며 이를 이용해 민주주의, 제약회사, 몬티혼 문제 등 수학교양도서에서 많이 이야기되는 주제가 나와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다.
5장의 내용은 일반 독자들이 매우 신선하게 생각할 주제들이 많다. 왜 최고전문가도 트럼프 당선을 예측하지 못했을까. 사실 미국의 여론 조사는 거의 적중했다. 일부 주의 예상이 빗나갔고 그것이 미국 대선 방식에 의해 결과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책 표지에 '문과 바보는 세상이 숫자로 움직인다는걸 모른다'고 직설적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실제로 이과 바보인 나도 경제에 한해서는 무지하고 수학과의 접점을 알고는 있지만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회계나 기업의 재무를 알아야하는 직업을 가질 사람이라면, 아니 그냥 그렇지 않더라도 이제는 문이과 구분없이 누구나 적정 수준의 수학적 지식을 함유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수학 배워 어디 써먹느냐는 볼멘 소리를 하지만 사실 그 수학이 얼마나 많은 생활의 부분에 스며들어 있는지, 수학자들 덕에 얼마나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가볍게라도 알게 되면 수학의 쓸모는 일단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수학교양도서들이 많이 출간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