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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멘토 공부의 기술 - 명훤 멘토가 전하는 7년간의 멘토링 수업
명훤 지음 / 아테네 / 2019년 12월
평점 :
이 책은 일단 대입(내신, 수능)에 초점을 맞춰져 있으며,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 학생 본인, 고교 교사 등을 위해 쓰여진 책이다. 입시 하나만을 위한 멘탈관리, 계획, 공부법은 물론이고 식단, 수면, 필기구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는데 마치 스카이캐슬의 김주영쓰앵님이 직접 책을 읽어주는 착각이 든다.
이 책에서 공부의 기본기인 압축, 암기, 반복의 기술을 쌓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나머지 디테일한 부분은 융통성있게 공부하는 본인이 적절히 조절하라고 말하고 있다.
필기, 마킹 방법이 제시된 부분은 공부를 처음 시작하려는 학생들에게 꽤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다. 내용에 따라 갖가지 색을 이용해 필기하고, 마킹 방법을 달리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으나 이것 역시 공부를 하다보면 자기만의 요령과 방법이 생기고 필기법이 정립되므로 어디까지나 참고용이다.
이 책에서 가장 주의 깊게 본 부분은 국어 비문학 지문 연습 부분이다. 독서를 하고 나면 책을 덮은 후 읽은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독서 기록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데 비문학 지문 요약 연습은 독서 기록의 일종이라는 느낌이다. 이 연습이 제대로 되면 책에 대한, 글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질 것이다. 또한, 수능과 관련없어 보이는 과목의 공부도 성실히 하라는 저자의 말은 십분 공감한다. 모든 게 비문학의 지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암기법 중 장소법이나 특히 메이저시스템, PAO암기법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암기법이다. 나는 무조건적 암기를 좋아하진 않지만 정말 급박하면 이런 방법이 먹힌다. 난 노래로 외우긴 했다. 전설의 '신프신은 두신코, 신마신은 두코신'도 노래로... 갑자기 경선식 영어단어책이 생각난다. frustrate를 '풀어+스트레이트'로 끊어서, 펌을 멋지게 하고 온 친구한테 스트레이트로 머리 풀어라고 말해서 좌절시키게 한다는... 이 단어 뜻이 좌절시키다 라는건 그래서 절대 까먹지 않는다. 뭐 이런 식의 암기를 더 체계적으로 고급진 방법으로 소개한다.
단권화는 정말 중요한 작업이다. 이 책에서는 단권화 요령을 소개하고 있는데 나중에 단권화한 책 한권으로 복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시공부는 보통 단권화가 기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한 오답노트의 중요성도 크다. 어떻게 오답노트를 만들 것인지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결국 자기가 공부하면서 자기에게 잘 맞는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인강이나 문제집별 특징까지 소상하게 나와 있어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수능과 내신을 대비하기 위한 모든 팁들이 다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압축, 암기, 반복의 기술이라는 기본기 교육이 학교에서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언급에 대해서는 학교 현장에 있는 내가 느끼기에 조금은 적절치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학교가 압축, 암기, 반복의 기술과 같은 공부만을 위한 기본기를 가르치는 기관은 아니며, 공부에 그러한 기본기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가 이런 기술적 부분을 가르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말미에, 공교육에서 이런 공부법을 알려주어 공부이탈자를 공교육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 학교의 의무라 했는데 과연 학교=공부이고 공부와 거리가 먼 아이까지 공부라는 틀에 가두는 것이 학교의 의무인지도 의문이다. 어쨌든 나는 공부를 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읽었다.
갑자기 내가 학창시절 왜 공부에 한계를 느꼈고 벽을 만난건지 의문이 들었다. 사교육을 받지 않아서였을까, 생각도 든다. 요령없이 공부했었나. 정말 공교육과 나 자신 하나만 믿고 가는건 힘든지. 여러 모로 반성이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