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인생응원가 - 스승의 글과 말씀으로 명상한 이야기
정찬주 지음, 정윤경 그림 / 다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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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교인 나는 종교의 세계가 굉장히 낯설다. 교회를 다니신 할머니와 함께 자랐지만 할머니가 딱히 종교를 강요하신 적 없고 우리 할머니는 그냥 사람들 만나러 가는 광장처럼 생각하신 것 같다. 나는 심지어 초등학교 시절 교회를 5년은 다닌 것 같다. 청소년 시기엔 친구들이 나를 다시 전도하려 했지만 이상하게 무조건적인 믿음은 생기지 않았다. 불교는 믿음을 강요하는 사람이 많지 않고 자신의 수행을 초점에 맞추는 것 같아 좀 편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본격 귀의나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은 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설로 내려오는 예수, 석가모니, 마더 테레사, 법정스님같은 종교인의 삶은 내가 감히 따라할 수 없지만 존경받아 마땅한 이들이고 전해져 내려오는 그들의 삶과 말에서 내 삶의 미약한 점이나마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곤 한다. 특히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오래전 읽었을 때 느꼈던 마음의 평화와 안정이 요즘 필요했는데 마침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법정스님의 재가제자인 정찬주 작가가 '마중물 생각'으로 문을 열고 '스님의 말씀과 침묵'으로 말씀을 전달하고 '갈무리 생각'으로 문을 닫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퍼뜩 읽지 않고 천천히 하나하나 음미하며 읽으면 참 좋은 구절이 많다.

적거나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현대인의 불행은 모자람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넘침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p37

알면서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되새기고 절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긍정적인 사고, 행복은 내가 만든다는 생각을 갖고, 버리고 비우는 삶을 사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라고 스님은 말씀하신다. 고독할 수는 있어도 고립되어서는 안되며,베푸는 삶을 살라고 하신다. 나는 스님의 말씀 중 종교에 관한 부분이 인상깊었다. 종교에 지나치게 심취해 있는 사람은 다른 종교를 인정하지않고 배척하며, 절이든 교회든 거기에 출석하는 것이 믿음의 지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님은 결국 뭘 믿든 알맹이가 제일 중요한 거라고 말씀하셨다. 종파의 울타리안에 갇히면 드넓은 종교의 지평을 내다볼 수 없다.

필요에 따라 살되 욕망에 따라 살지는 말아야 한다. (...) 지나친 소비는 악덕이다.
p156 157

책에 관한 이야기도 울림이 깊다. 나는 요즘 책을 사유하고 있는가 그냥 얽매여 있는가.

책을 가까이하면서도 그 책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책일지라도 거기에 얽매이면 자신의 눈을 잃습니다. (...)
기존의 지식이란 남의 말이요, 남이 주장한 견해일 뿐입니다. 자기 말과 자기 견해를 가지려면 반드시 자기 사유와 자기 체험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p297, 300

가정, 행복, 사랑, 나눔, 비움, 즐거움, 고난 이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책 한 권을 완성하고 있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 방향성을 상실했을 때 읽고 위로가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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