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이렇게 말하라 - 내 아이를 변화시키는 최고의 한마디
치엔스진.치엔리 지음, 김진아 옮김 / 제이플러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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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말을 할 줄 알기 시작하면서 내 언어습관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한 명 한 명 보면 예쁜 학생들을 집단으로 만나게 될 때, 어쩔 수 없이 나름의 생존 전략으로 체득한 강한 어투가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어느 순간 그런 어투를 내 아이들에게도 쓰고 있음을 깨달았고, 한창 말을 배우는 시기인 첫째가 내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걸 보면서 변화가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꼈다. 언어 습관은 긴 시간 내 몸에 배인 것이므로 한 번에 고칠 수 없어서 지금도 매일 고치는 중이고 그 와중에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에는 아이에게 들려줄 수 있는 예쁜 말 100가지가 수록되어 있다. 각 챕터별로 그러한 말을 했을 때 변화한 사례 등이 함께 설명되어 있다. 일단, 이렇게 많은 예쁜 말이 있는데 그동안 나는 매일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줬을까 돌이켜보니 너무 부족한 엄마였던듯 싶다. 새벽별보고 나가서 저녁별보고 들어오는 엄마가 아이를 볼 수 있는 하루 단 두어시간 정도에, 왜 물을 쏟느냐, 왜 옷을 빨리 입지 않느냐, 장난 치지 마라 다그치기만 한 것 같다. 하루를 다 보내고 둘째와 다함께 잠자리에 누워 그제서야 오늘 하루가 끝났음에 조급함이 사라지고 아이를 따뜻하게 바라보며 대뜸 내뱉는 사랑한다는 말에 아이가 사랑을 온전하게 느꼈을지도 의문이다.
이 책에 나왔던 말 중 내가 자주 하지 못하는 말은 '네 마음을 알아', '나도 잘못이 있구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렴', '네가 선택하렴' 등이다. 아이의 마음을 아이의 눈에서 이해하는 건 정말 나에겐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분명 나도 잘못이 있는데도 그걸 아이에게 '엄마가 잘못했어'라고 말하는게 어려웠다. 또, 지금 에릭슨의 발달단계에 의하자면 자율성의 단계를 거쳐 주도성의 단계로 나아가는 아이에게 조금 서툴다는 이유로, 어지른다는 이유로 엄마인 내가 다 해주려하고 하고싶은 대로 하는 걸 막았던 적이 많았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적절한 반응이 바로 나오려면 나 역시 육아에 있어서 엄마의 말을 공부해야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하루를 마감하며, 아이가 했던 기특한 행동을 떠올리며 '오늘 진짜 잘했다'라고 하거나 '최고야', '너 때문에 즐거워' 등의 말을 해주면 아이의 기분이 어떨까 상상해본다.

나는 이 책으로 아이에게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말하는 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마음은 크지만 표현은 다소 부족했던 집에서 자란 내가 그동안 하기 힘들었던 (내 기준에 오글거리는) 말이나, 잘못 사용하고 있던 무조건적인 칭찬 어투를 수정하여야 함을 깨달았다. 또한 고등학생들에게도 쓸 수 있는 말이 꽤 있었다. '조금만 더 힘을 내'나 '잘해낼거라 믿어', '네가 해낼거라 믿어'같은 독려의 말을 자주 해주면 파김치된 아이들이 좀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건 결국 그들을 양육하는 양육자의 몫이다. 내 언어생활에 변화가 있어야 함을 알아차리게 해준 책이고 각 챕터가 쉽고 간단하고 짤막해서 읽기에 부담이 없었다. 어쨌든 결국 실천은 나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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