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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없는 마음
툽텐 진파 지음, 임혜정 옮김 / 하루헌 / 2019년 7월
평점 :
이 책은 자비심이라는 인간의 특성인 자비심(이 책에선 본성이라고 표현하고 있다)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을 통해 이를 함양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나아가 궁극적으로 행복한 인간의 삶 추구를 지향하는 책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책은 많지만 명상이라는 구체적 방법을 들어 자비심 함양이라는 특정한 인간본성을 주제로 행복과 삶을 논하는 책은 읽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명상법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1장에서는 달라이 라마의 통역사이자 티베트 출신 승려인 툽텐 진파가 승려에서 현재 두 아이의 아빠이자 스탠포드 자비심 함양 프로그램 개발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소개되고 있다. 자비를 통해 주고받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면 삶의 의미가 커지고 스트레스 또한 줄어들며 자신이 혼자라는 고독함에서 벗어나 함께 하는 삶의 행복을 느끼게 된다. 자비라는 단어의 특성상 뭔가 대단하고 종교인이나 성자만이 누릴 수 있는 것같이 여겨지지만 우리 모두 자비로운 인간이 될 수 있다. 특히, 여기서 자기 자비라는 개념은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왔는데 자존감이나 자기 만족, 자부심 등과 구별되며, 이는 자기 자신의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겸손하며 부정적인 부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저자는 자비심에 관한 개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연구 결과가 심리학 등 객관적인 사실을 근거로 들어 자신의 주장이 타당함을 설명하고 있어서 저자의 글이 더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2장은 명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자비를 함양하는 방법을 단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의도 즉, 의식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목표를 설정하는 명상의 과정을 호흡법과 함께 제시하여 따라할 수 있다. 하루를 마치고 이를 되돌아보기 또한 중요하며 이러한 과정의 반복을 통해 의도는 자연스럽게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동기가 된다.
이제 목표설정과 되돌아보기를 마치면 본격적으로 자비심을 기르는 세 가지 명상법이 소개된다. 복식호흡과 마음 넓히기 연습을 통해 마음을 고요히 하고, 호흡을 통해 마음 집중 및 이미지를 통한 집중력 수련의 과정을 통해 마음을 집중하여 가다듬으며, 메타인식을 강화하는 과정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자애심과 자비심을 갖고 자신을 먼저 수용한 후 타인에게 공감하며 자비의 원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 통렌 명상에서는 자비심의 대상을 세상 모든 존재로 확대한다. 티베트 불교 전통의 하나의 통렌 명상을 통해 아름다운 영적 수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3장은 자비의 개념에서 더 나아가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삶을 살아야 하는지, 1,2 장에서 살펴본 개인의 자비관점을 사회로 확장한다.
처음 책의 제목만 보고는 처세술이나 성공학 관련 책이라 생각했다. 그러한 종류의 책이 워낙 많이 나오고 경쟁이 강조되는 현대사회에서 남을 이겨야 내가 오르는 것이 당연한 순리처럼 인식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자비심이 낯설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녀, 스님, 종교인들에게 요구되는 특별한 특성이 아니라 누구나 자비심을 가질 수 있고, 함양해야 하며, 자비로 가득찬 삶이 이끄는 선순환의 힘을 저자는 과학적 근거를 통해 믿고 있다.
이 책에 제시된 명상을 실제로 따라서 해보진 못했다. 직장맘에게 고요한 나만의 시간은 거의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허락되면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실제로 마음수련을 통해 다른 삶을 사는 나의 친한 친구가 자비로운 삶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친구가 하는 수련법이 이 책의 수련과 같은지 아닌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내 아이들의 마음과 세상을 보는 관점이 내 친구처럼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내뿜으며 행복하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은 크다. 나는 미안하게도 친구의 수련 권유에 오랜 시간 화답하지 못했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자비심을 오래전부터 나의 친구에게 느꼈고, 이 책을 통해 자비에 대한 두려움을 한 발짝 걷어낸 것 같다. 마음이 건강해지고 싶은 모든 이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