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권수연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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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행사 때 오고가면서 읽었던 책인데 다 읽고 나서 여운이 컸다. 혹시 놓친 행간이 있을까하여 바로 또 읽었다. 책을 바로 연달아 읽기는 처음이다. 제목이 감상적이라 마음에 걸렸는데 역시 편견은 도움이 안 된다. 뭉클했다. 그녀가 쪽지에 주소만 덜렁 쓴 것이 아니라 덧붙여 쓴 말,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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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존재도 우리 염두에 없던 사람들, 한 번 마주치곤 다시 보지 않을 사람들이 어째서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우리 인생의 중요한 일역을 담당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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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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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 레싱 [다섯째 아이]를 읽었다.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초공감했다. 앞으로 레싱의 작품에 집중할 것 같다.
책을 읽다가 다른 일로 잠시 끊겼을 때 빨리 읽고 싶어 서둘렀던 기억이 오래 전 일이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추천하고 싶다. 집중도에 비해 중간부터는 무겁다. 내용이 힘들어서 일부러 다른 일을 보거나 산책하고 와서 마저 읽었다.
불안, 공포, 생의 위협을 느낄 때 인간 관계의 마지막 끈인 모성조차 흔들린다. 어느 누구도 사랑이 더 크다고 주장할 수 없는 것이다. 부인하고 싶겠지만 사랑은 평화로울 때만 더 돈독해진다. 생존의 위기와 폭력의 위험은 차선의 선택을 하게 한다. 이것이 최선이라고 제시하는 것조차 무능한 인간으로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차선인 것이다.
인간의 기질과 삶의 방향의 연관성에 대해 운명론적인 견해를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성향에 따라 부정할 수 없는 결론을 보여준다. 사랑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과 견해를 가질 것인가?! 이 책을 읽은 사람과만 얘기하고 싶다.

이 가을만 나를 흔드는 게 아니었다. 도리스 레싱, 그녀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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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제대로 읽은 듯한 글이다.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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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내가 만난 매력적인 친구에 대한 소개.

독서할 때 당신은 항상 가장 좋은 친구와 함께 있다 - 시드니 스미스

작년 이맘 때 나 자신과 한 약속이 있다. ‘일주일에 두께와 상관 없이 최소 책 한 권은 읽자. 내가 앞으로 20년간 살아 있다면 천 권의 책은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시집은 빼고 생각한 것이다. 시집은 수시로 읽어야 했으므로...
근 1년 동안 읽은 책이 50권이 넘었으니 이 약속을 지킨 것 같다. 지난 여름에 읽기 시작한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같은 딱딱한 내용은 내 책 읽기에 묘한 흥미와 흥분을 함께 동반했다. 프루스트를 만난 것은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정말 잘 한 일이다. 그로 인해 2016년의 여름을 나는 잊지 못할 것이다.
조지오웰, 까뮈, 루이지 피란델로와 같은 멋진 작가들이 내 정신을 소유하기도 했고 그들의 사유체계에 내가 잠식되기도 했다. 그것은 참으로 벅찬 일이었고 내 정신의 영토를 넓히는 일이기도 했다.
무의식 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었던, 그런 것들이 존재했는지조차 자각하지 못했던 파편화된 기억을 하나의 형상으로 완성하거나 담담하게 조우하게 했다.
그것은 내게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때로는 자다가 일어난 부시시한 채로, 머리를 질끈 묶은 채, 카페에서, 밀리는 버스 안에서 가끔은 작은 숲과도 같은 조용한 공원, 그리고 집에서 아무 때나 아무렇게나 만났다. 그 만남을 위해 나는 젊거나 예뻐야할 필요도 없었고 돈이 많거나 청결하지 않아도 좋았다. 나를 설명해야할 부담도, 평가받는 불편함도 불쾌함도 없었다.
이제 조금 더 조밀한 그들의 체계 안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나는 그것의 지배와 권력에 종속되고 중독되길 희망한다. 그것은 나에게 최고의 자유를 주는 연인이자 베프이기에.

진정한 책을 만났을 때는 틀림이 없다. 그것은 사랑에 빠지는 것과도 같다. - 크리스토퍼 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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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5 - 게르망트 쪽 1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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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치려고 해서는 안 되는 병이 있는데, 그 병이 우리를 보다 심각한 병으로부터 막아주기 때문이다.˝

마르셀은 할머니의 병환이 심각한 것이 아니라는 의사의 말에 어머니의 어깨에 기대어 하염없이 안도의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이 책 마지막 장에서 할머니의 병환이 위중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보여주듯이 사랑한다는 것은 대상의 사소한 변화에 민감해진다는 것이다.
제 5권을 가장 오래 읽은 듯하다. 중간에 두 권의 책과 자료를 보느라 이 책을 미뤄두었는데 다시 잡을 때마다 내용이 끊기지 않고 바로 연결되었다. 그것이 마르셀 프루스트의 사유와 문장력 덕분이 아닐까한다.

이제 독서클럽에서 정해준 책, 이반 투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을 읽고 다음주에 다시 제 6권으로 돌아올 것이다. 11월에 제 7권과 8권이 민음사에서 출간될 것이고 그 전에 6권을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은근 기대됨^^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제 5권 484면, 496면, 497면, 508면, 519면, 520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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