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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내가 만난 매력적인 친구에 대한 소개.
독서할 때 당신은 항상 가장 좋은 친구와 함께 있다 - 시드니 스미스
작년 이맘 때 나 자신과 한 약속이 있다. ‘일주일에 두께와 상관 없이 최소 책 한 권은 읽자. 내가 앞으로 20년간 살아 있다면 천 권의 책은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시집은 빼고 생각한 것이다. 시집은 수시로 읽어야 했으므로...
근 1년 동안 읽은 책이 50권이 넘었으니 이 약속을 지킨 것 같다. 지난 여름에 읽기 시작한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같은 딱딱한 내용은 내 책 읽기에 묘한 흥미와 흥분을 함께 동반했다. 프루스트를 만난 것은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정말 잘 한 일이다. 그로 인해 2016년의 여름을 나는 잊지 못할 것이다.
조지오웰, 까뮈, 루이지 피란델로와 같은 멋진 작가들이 내 정신을 소유하기도 했고 그들의 사유체계에 내가 잠식되기도 했다. 그것은 참으로 벅찬 일이었고 내 정신의 영토를 넓히는 일이기도 했다.
무의식 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었던, 그런 것들이 존재했는지조차 자각하지 못했던 파편화된 기억을 하나의 형상으로 완성하거나 담담하게 조우하게 했다.
그것은 내게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때로는 자다가 일어난 부시시한 채로, 머리를 질끈 묶은 채, 카페에서, 밀리는 버스 안에서 가끔은 작은 숲과도 같은 조용한 공원, 그리고 집에서 아무 때나 아무렇게나 만났다. 그 만남을 위해 나는 젊거나 예뻐야할 필요도 없었고 돈이 많거나 청결하지 않아도 좋았다. 나를 설명해야할 부담도, 평가받는 불편함도 불쾌함도 없었다.
이제 조금 더 조밀한 그들의 체계 안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나는 그것의 지배와 권력에 종속되고 중독되길 희망한다. 그것은 나에게 최고의 자유를 주는 연인이자 베프이기에.
진정한 책을 만났을 때는 틀림이 없다. 그것은 사랑에 빠지는 것과도 같다. - 크리스토퍼 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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