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펼치기 전 70여개의 나라와 수많은 도시를 여행했다는 작가를 보며 편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는 미혼일 거라는 믿음(?) 바람이었을 수도 있다.하지만 첫 장을 열면서 내가 가진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다. 그녀가 두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이 적잖이 충격이었다. 똑같이 두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이렇게 여행을 많이 다닐 수 있다는 건 불가능이라 생각했다. 뭐지? 그녀가 살짝 부러워진다.그녀와 난 뭐가 달랐던 것일까? 나를 움츠러들게 하고 주저앉게 만드는 게 무엇이었는지 들여다봐야겠다.그녀는 가장 행복한 일이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행이 일상이 되고 일상이 여행이 되는 순간을 위해 오늘도 일하고 있다는 작가를 보며 난 언제 가장 행복했는지 생각해본다. 나는 엄마, 아내의 역할을 할 때 가장 행복해한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이제 아이들이 커가고 나의 몫이 줄어들면서 엄마, 아내의 모습이 아닌 온전히 나 스스로 행복해하는 게 무엇인지 찾고 싶던 찰나에 이 책을 만났다. 책 표지를 보면서 '와~저기는 어디일까?'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거기까지가 끝이다. 궁금하지만 저길 가보겠다는 생각까지는 할 수 없는 것이 나이다. 하지만 작가는 달랐다. 똑같은 사진을 보고 그녀는 가고 싶다가 끝이 아닌 시작을 한다. 이탈리아 동남부 도시인 폴리냐노 아이레를 가기 위한 이탈리아 여행이 시작된다.저렇게 실행할 수 있는 그녀의 용기가 나와 달랐던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시간이라는 선물과 인간의 삶과 시간, 관계의 소중함을 담고 있다. 독일,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을 다니며 다양한 맥주를 마시는 여행은 언제라도 엄마 역할에 얽매이지 않고 떠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남편을 위한 여행과 흔하지 않은 기회라 생각하며 무작정 발권부터 했던 아이와 함께한 이집트 여행 등이 실려 있다.책을 덮으며 나도 그녀가 말한 무모한 여행자까지는 아니어도 용기 내어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없으면 안 될거라고 주저하게 만드는 마음을 잠시 내려두고 아이와 남편은 믿어보자. 그리고 내가 행복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하나씩 찾아봐야겠다.저처럼 도전하고 싶은데 머뭇거리고 있다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길 바라며…일단 발권부터 해 보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