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이 책을 열면 고래가 나타나 나를 등에 태우고 바다 깊은 속에 숨겨둔 어린 시절로 시간 여행을 보내줄 것 같은 기분에 들어 마음이 설렜습니다. 고래를 타고 여행을 떠납니다. 제가 도착한 곳은 나의 어린 시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 거제도. 그리고 1993년도 여름. 뉴스에서 태풍 소식이 나오면 아빠와 엄마는 창문 샷시에 청테이프를 붙이고, 동생은 촛불을 찾아두고, 나는 욕조나 양동이에 물을 가득 받아 두었습니다. 창문에 부딪히는 비바람 소리가 무서웠지만 정전마저 즐거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촛불 하나지만 온 가족이 함께여서 외롭지 않았던 그 시절로 잠시 되돌아가게 해주었습니다. 아무 걱정이 없던 시절이었죠. 누구나 이 책을 펼치는 순간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시작 될 것입니다. 지금의 20,30대는 조금 갸우뚱할 수 있겠지만 40대 이상 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회상 할 수 있는 시간일 것입니다. 작가의 기억을 따라 가다 보면 어른이 되면서 조금씩 잊고 살았던 어린 시절 기억들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평범해서, 잊고 싶어서, 삶이 바빠서 여러가지 이유로 잊고 지냈던 과거로 시간을 여행 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그리웠는지 눈물이 핑 돌기도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