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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해줄게
소재원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5월
평점 :
2015년 1월. "크림빵 뺑소니 사건"이 생겼다. 이 사건은 임신한 아내를 위해 좋아하는 크림빵을 사고 귀가하던 20대 남편이 뺑소니 차에 치여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이 소설은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이다.
실화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이기에 다른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 다른 내용이어도 책의 먹먹한 감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쩌면 이 책의 내용은 제목인 "행복하게 해줄게."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아내와 남편이 힘듦에도 버틸 수 있었던 건 바로 미래에 꿈꿀 우리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볍게 이야기할 때가 많다. "나는 행복할거야." "나는 정말 행복한 삶을 살거야." 하지만 이 책을 보는 순간 그 "행복"은 우리가 절대로 가볍게 이야기 할 수 없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저자는 <소원>, <이별이 떠났다> 등 현재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화가 될 정도로 저자의 글은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저자의 책이 궁금해져 이 책을 읽게 됐다.
이 소설은 "아내" "남편" "우리" 이렇게 세 버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의 이야기를 공들여 집필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의 이야기는 "아내"와 "남편"과는 다른 느낌의 먹먹함이 왔던 것같다.
영화나 드라마나 책을 통해 작품을 읽게 됐을 때, 아무리 슬픈 내용이 있어도 나는 울지 않았다. 슬퍼도 울컥에서 끝났을 뿐 그 이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처음부터 느낌이 이상했다. 벌써부터 눈물이 날 것같았고,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됐었다. 이 작품도 다른 저자의 작품들처럼 영화화가 된다면 나는 이 영화를 꼭 보러갈 것같다. 평소에 관심이 있었지만 아직 읽어보지 않았던 소재원 작가의 책을 이번 기회에 처음 읽어보게 됐는데, 다른 작품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 나 되게 못됐지? 꼭 나 필요할 때만 엄마랑 언니 찾아 오고. 언니도 힘들 텐데."
"못됐지. 아주 못됐지."
"근데 우리밖에 없잖아."
"너한테 엄마랑 나밖에 없잖아. 너 도와줄 사람이라곤 우리밖에 없잖아."
내 얼굴이 벌겋게 변했다. 들켜버렸다. 나에겐 어느 누구도 없다는 걸.
"어쩔수 없잖아. 우리가 아니면 누가 널 도와줘. 아무도 없는 거 뻔히 아는데 어떻게 모른 척해?"
나는 푹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언니가 더듬더듬 손을 뻗어 내 손을 잡았다.
"괜찮아. 다 괜찮아."
언니도 '괜찮아'라고 말한다. 위로가 되지는 않았다.
분명 위로는 아닌데, 위로로 여기고 싶었다. 정말 괜찮아지고 싶었다. (p.4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