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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ㅣ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구병모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평점 :
아르테 출판사에서 나온 작은책 시리즈 일곱번째. 구병모 작가님의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이다. 구병모 작가님의 책은 처음 읽어보는데, 평소에 관심있는 작가님이였기에 이번에 읽게 됐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인 '시미'는 남편과 이혼한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상사의 언어폭력 등 다양한 일을 많이 겪게 된다. 또 다른 인물인 '화인'은 회사 후배지만 두 인물은 많이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화인의 목덜미에 타투가 새겨진 것을 본 상사는 화인에게 구박을 준다. 시미는 화인의 소개로 문신술사를 찾아가게 되는데...
처음부터 왜인지 모르겠지만 의문점이 많아서 더 흥미를 유발했다. 적은 분량의 소설이지만 어떤 사건이 발생함으로 인해 이야기는 시작된다.
처음엔 미스터리, 추리장르라고 생각할만큼 그만큼 긴박한 전개가 이어졌다. 문신과 타투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등장하는데 너무 뜬금없는 소재라고 생각해서 이야기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줄 알았으나 많은 메시지를 담기 위해 이 소재가 등장했던 것같다. 현실적이고, 우리에게 자주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이 책 속에 담겨 있다. 그래서 가슴이 아팠고, 지금이 막막하고 무섭구나.. 라는 생각이 들만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여기서 띠지에 나온 문구처럼 "구병모식 환상"이 나와있는 것같다. 솔직히 나는 타투나 문신을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안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피해 다녔었는데, 이 작품이 그런 나의 인식을 잠시나마 깨준 작품이었다. 화인이라는 인물에게 타투라는 의미가 나에게도 공감이 됐었고, 시미에게 새기게 될 타투도 비슷한 의미가 되줄 것같았다. 사건과 타투라는 소재가 자연스레 연결이 되고, 가슴아픈 현실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 책을 통해 나도 구병모 작가의 소설에 반하게 됐고, 앞으로도 자주 찾게 될 것같다.
"실은 피부에 새겨진 건 자신의 심장에도 새겨지는 겁니다.
상흔처럼요. 몸에 입은 고통은 언제까지고 그 몸과 영혼을 떠나지 않고 맴돌아요.
아무리 잊은 것처럼 보이더라도 말이지요." /p.138
충동이 솟는다는 건, 태울 에너지가 생성됐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존재가 세상 누구보다도 빛나기를 바라는
열망이 남아 있다는 뜻이었다. /p.142
그 모든 것을 상처라고 섣불리 범주화할 수는 없겠으나,
상처와 흠집에 매혹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본능 가운데 가장 오래된 불가해였다. /p.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