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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은 절대로 불어선 안 돼 - 제2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보름달문고 100
김지완 지음, 김지형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8월
평점 :

제 26 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 작품이 실린 동화집입니다.

총 6편의 동화가 실려있는데요.
모든 동화가 독특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라 금방 후루룩 시간 가는 지 모르고 읽게 됩니다.
<친환경 방수 종이 우주선>
니닝치라는 이상한 이름, 이상한 외모로 아이들에게 따를 당하는 아이와 병원에 입원한 아픈 엄마로 인해 마음 속에 깊은 슬픔을 간직한 말없는 아이 지유.
서로 다른 생김새와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지만 외롭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만나서 친구가 됩니다.
서로 다른 별에서 온 존재라도 마음이 통하면 친구가 될 수 있죠.
자기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가 절실한 우리 아이들 마음을 위로해 주는 동화에요.
<컵라면은 절대로 불어선 안돼>
대상 수상작품이지요. 제목에서부터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작품이에요.
컵라면 뿐만 아니라 모든 라면은 불어선 안되는 절대 진리~!!
학교 끝나면 학운, 또 학원 그 사이 밥을 편의점에서 해결하는 아이.
어느 날 편의점에서 전자레인지 요정을 만납니다.
전자레인지에 라면을 도리는 3분간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볼수 있는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는데 주인공은 거절합니다.
요정이 애원해요. 요정으로서 일을 안 하면 자격이 박탈될 거라고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자신이 3분간 몸을 바꿔볼 사람을 정하는 데…
누구로 했을까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판타지성과 아이들의 속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 전개가 돋보입니다.
특히나, 요정을 만나면 소원을 바로 빌거 같은데 그렇지 않는 아이가 너무 애어른 같아서 빨리 철드는 요즘 아이들이 생각나 안타까웠어요.
저는 3분간 몸을 바꿀 수 있다면 한창 사춘기 투정을 부리는 초6 아들과 바꿔 보고 싶습니다~
<개미맨과 엔젤>
이 동화는 서로 다른 차원의 존재가 만나는 이야기에요.
알레르기 때문에 죽을 고비를 넘기는 승유를 나리가 구해주고 아이들은 둘이 사귀냐고 노리는데요.
알고 봤더니 나리에게 5차원의 존재가 온 거였어요.
지금 내가 보는 세상, 내가 경험하는 것만이 진리가 아닐 수 있다는 걸 재미있는 사건을 통해 보여주는 동화에요.
<우리가 티티새라면>
반려봇을 하나씩 키우는 세상을 상상한 이야기에요. 어린이 동화에 동성애 코드가 나오는 건 처음 접했어요.
아이들이 접해 보지 못 했을 이야기인데 앞의 동화들을 읽어 오면서 서로 다른 존재 방식, 서로 다른 차원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걸 느껴왔다면 이 이야기도 자연스레 흡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간 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에게도 있는 사랑의 방식인 동성애.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걸 말해주는 동화라 좋았습니다.
<벌새처럼>
키가 작은 것이 핸디캡이 되고 고민이라서 우울한 아이 이야기에요.
줄넘기 왕이 나타나서 이런 저런 줄넘기를 보여주는데
과연 줄넘기 연습으로 키가 크면서 고민이 사라질까요?
크고 작은 건 언제나 상대적인 거니까요.
그걸 아이들이 알고 오로지 자신만의 존재를 바라보는 눈을 가질 수 있게 어른들이 도와줘야 할텐데 말이죠.
<점박이 우산 귀신>
이 작품에서는 첫 번째 작품과 상통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엄마가 아픈데 자기의 아픔이 더 크게 느껴지거나 즐거움이 먼저였던 데서 오는 죄책감.
도덕적 당위와 실체적 감정, 본능적 욕구 사이에서 갈등하는 어린이의 힘듦이 나와요.
살면서 이런 일을 많이 겪을 텐데요.
어린이들이 자신의 욕구에 충실해도 된다는 따뜻한 위로를 무서운 귀신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전합니다.

아이들의 일상적 고민, 존재적론 적 고민, 다양한 감정을 판타지와 호러, sf라는 다양한 장르를 통해 보여주는 동화집이에요.
중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강력히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