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멋진데!

오, 멋진데! ㅣ 철학하는 아이 7
마리 도를레앙 지음, 이정주 옮김, 강수돌 해설 / 이마주 / 2017년 2월

감탄문으로 시작하는 책 제목과

표지를 장식한 두 여인의 희귀한 모습은 

마치 퍼포먼스를 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호스를 목에 칭칭 감고, 전선을 목에 감고...

뭐 나름 색감의 조화라든지 멋스럽긴 합니다.

과연 어떤 내용의 책일지 호기심이 일어요.

상인이 물건을 팝니다. 그런데 손님이 없어요.

왼쪽에 상인은 컬러고 오른쪽은 흑백으로 대조되어 있어

손님이 없는 씁쓸함이 강조되네요.

상인의 물건에는 관심도 없다는 표정으로 일상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헉

그런데

그런데

이게 뭔가요.

그림책에 그림이 없...

글자의 내용을 강조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겠지요.

뒷 부분에도 같은 장면이 나옵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목말라하고 익숙한 것에 관심을 갖지 않다가

상인이 

구두잔, 양탄자 우산, 가방 모자

이런 식으로 원래의 용도를 다르게 부르자 새롭다며 막 몰려듭니다.

그리고 이렇게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새로운 것을 쫓죠.

이런 아이디어는 뭔가 좋아보이기도 하네요.^^

캡슐 호텔이 떠오르기도 하고

100층 짜리 집 바다 편에 나오기도 했고요.

그러다 이런 괴짜 같은 모습도 일상이 되고 사람들은 이제 흥미를 잃습니다.

결국 다른 상인이 물건을 원래의 용도로 팔자

새로운 거라며 다시 몰려드는 사람들...

늘 새로운 물건을 쫓는 사람들이 진짜 쫓고 있는 것은 허상은 아닌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그림책입니다.

작가의 말에 '늘 더 가지려는 과한 소유욕...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이 던져져 있습니다.

지금 이 시대에 사람들이 빈곤을 느끼는 건 물건 때문이라고 합니다.

못 먹어서 못 입어서 잘 곳이 없어서가 아니라 

더 못 가져서 빈곤한 시대죠.

그래서 더 가지려고 새로운 걸 가지려고 하다 보니 돈이 부족하게 느껴지고

더 벌려고 하는 건데

이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돈을 더 버는 게 아니라

물건을 덜어내야 한다고 합니다.

물건에 대한 의지를 버리면 같은 돈으로 더 풍요롭게 살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요즘 미니멀리즘이 유행인가 봐요.^^

철학하는 아이 시리즈 중 하나로 출판된 이 책은 이렇게 어른들에게는 물건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 보게 하고

아이들과도 재활용이라든가 새로운 장난감을 욕심낼 때 보여주면 효과적일 듯합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가 불가능한 어린 유아들은

구두잔, 양탄자 우산과 같은 물건용도의 뒤집기가 더 재미있고요.

작가의 기발한 발상으로 무거운 이야기지만 흥미롭게 다가오는 그림책입니다.

그래서 울 아들과 해봤습니다.

물건의 용도 뒤집어 보기~~

요구르트 제조기 뚜껑을 모자로 쓰고

앞치마를 스카프로 맨 아드님...

생각보다 책 속처럼 용도를 변경해서 사용하기 쉽지 않더라고요.

그만큼 머리가 굳었...ㅡㅜ

재미있는 책 읽으면서 머리 좀 말랑말랑하게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