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0
와타야 리사 지음, 정유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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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이처럼 화끈하고 구미를 당기는 제목도 드물다. 


무언가를 발로 확 차고 싶다는 것은 내면의 강한 욕구


즉 어떤 열정을 발끝에 모은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 강렬한 욕구는 무엇일까?


어떤 욕구를 발끝에 모아 차고 싶은 걸까?


그런데 차고자 하는 대상이 등짝이란다. 등짝...등도 아니고 등짝...


등짝을 짝 소리 나게 맞아보거나 때려 본 사람은 있어도 발로 차 본 사람은 드물거다.


등짝을 발로 차려면 우선 상대가 앉아 있거나 상대가 나보다 매우 작은 존재여야한다.


내가 상대 등을 바로 차는 건


내가 상대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책을 읽기 전부터 수많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소설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은 2004년도 나왔던 책을 다시 재출판한 책이다. 다른 번역가가 아닌 기존 번역가가 다시 번역한 소설로 문장이 좀더 매끄러워지고 다듬어졌다.


소설은 고등학교 교실에서 무리에 끼지 못하고 아웃사이더처럼 존재하지만 실은 무리들 사이로 무척이나 들어가고픈 마음이 큰 하츠가 주인공이다.




소설 초반부에는 하츠가 무척이나 성숙한...그러니까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자아를 찾으려는 아이처럼

나온다. 자신을 포장하는 것이 싫은 하츠...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싫은 하츠도 저 무리에 끼고 싶다는 걸 알 수 있다. 




그것을 간파한 니나가와. 그런식으로 냉소적일 수 밖에 없는 게 하츠가 택한 길이다.


여학생들은 하츠와 같은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있다. 반에서 외톨이로 남지 않기 위해 수학여행 때 도시락 먹을 때(요즘은 급식)

소풍 갈 때...지금은 친구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아이들과 친구를 하곤 했던 그때 그 시절...

어쩌면 하츠처럼 혼자 있을 용기가 없었을지도 모르고, 하츠처럼 용기내 혼자가 되었다 하더라도 진짜 나를 찾는 건 쉽지 않을 거다. 하츠도 그랬으니까.


이렇게 무리에 끼고 싶지만 끼지 못하고 관찰만 하는 하츠 눈에 띤 인물이 한 명 있었으니...니나가와...그리고 하츠가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의 주인공이 된 아이


오타쿠와 히키코모리 성향을 가지고 있는 니나가와는 패션모델 올리짱의 광팬이다. 어두운 곳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밖으로 나오지 않느 니나가와를 보며 하츠는 분노와 동정과 애정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심정을 갖는다.


하츠의 친구 키누요는 하츠가 니나가와를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정확히 애정인지는 그려지지 않는다.


내가 볼 때는 하츠와 니나가와는 서로 다른 자아의 모습. 즉, 하츠는 니나가와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고 그것을 인정해야 하는데 부정하고 싶은 생각에 화가 나기도 하고 그를 자신만의 세계에서 끌어내는 게 자신의 성장과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책 말미 쯤 하츠가 니나가와가 올리짱이 아닌 다른 세계로 걸어나왔으면 하는 생각을 내비치는 데...그래서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니나가와를 발로 차 주고 싶다는 건데 이 부분을 읽어 보니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은 다름 아닌 데미안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행위와 같은 의미로 읽혀졌다.



자신의 주변부를 관찰하고 자아를 들여다 본 뒤 이 세계를 뚤혹 나오고 싶은 내면 성장의 욕구가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으로 표현된 것임을 소설을 덮으면서 곱씹어 보았다.


사춘기에 해야했던 일을 하지 못 했다면 지금이라도 발로 차고 나와야겠다는 생각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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