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의 초상 - 만들다, 잇다, 지키다, 살피다
김의경 외 지음 / 동아시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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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들의 초상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일과 삶을 담은 인터뷰집이다. 장강명을 비롯한 14명의 소설가들이 직접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다. 책에는 치과기공사, 촬영감독, 공인노무사, 중식당 면장, 고공로프용접기사처럼 우리가 평소 자세히 알지 못했던 직업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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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겨레》에 연재된 직업 인터뷰 가운데 일부를 묶어 만든 책이라고 한다. 소설가들은 단순히 직업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자가 왜 그 일을 하게 되었는지, 어떤 책임감과 자부심으로 살아가는지까지 보여준다. 그래서 읽다 보면 한 사람의 직업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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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만들다’, ‘잇다’, ‘지키다’, ‘살피다’라는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각 글의 길이가 길지 않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고, 관심 가는 직업부터 골라 읽는 재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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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OTT 큐레이터 이야기였다. Netflix, Disney+, TVING, Watcha 같은 다양한 OTT 플랫폼의 콘텐츠를 직접 보고, 분류하고, 데이터를 모으는 일을 한다는 점이 신기했다. 나는 이런 추천 시스템은 대부분 AI가 자동으로 만드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사람이 직접 콘텐츠를 보고 판단하는 과정도 많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완전히 기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상하게 안도감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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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두 아이를 키우면서도 OTT 큐레이터 일을 해낸다는 부분이 기억에 남았다. 하루는 모두에게 똑같이 24시간인데, 쏟아지는 콘텐츠를 어떻게 다 소화할 수 있을지 읽고 나서도 계속 궁금했다. 또 일을 위해 봐야 하는 콘텐츠와 개인적으로 보고 싶은 콘텐츠 사이를 오가고, 영화관도 예전보다 더 자주 찾게 된다는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나 역시 숙제처럼 읽어야 하는 책과 정말 읽고 싶은 책 사이를 늘 오가기 때문에 그 마음이 이해됐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기보다, 관심 가는 부분을 골라 읽기에 더 잘 어울리는 책이다. 한 편 한 편이 짧아 금방 읽히고,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의 일과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가볍게 펼쳐 읽기에도 좋고, 여러 사람이 함께 이야기할 주제가 필요할 때 꺼내 보기에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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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책 속 이야기가 특별한 성공담이 아니라 우리 주변 사람들의 현실적인 삶이라는 점이다. 드라마나 자기계발서 속 누구나 부러워하지만 쉽게 닿을 수 없는 삶이 아니라, 실제로 오늘도 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래서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이 책의 30편 뒤에 나의 이야기를 덧붙여 31번째 이야기를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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