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산책 Dear 그림책
정지연 지음 / 사계절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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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연 작가의 <다정한 산책>입니다.


산책이 다정하다니 어떤 걸까요?


책장을 넘기며 같이 산책 해 보면 알게 될까요?



잉? 산책이라고 그래서 오솔길이나 해변 처럼 아름다운 풍경이 나올 줄 알았는데


한 사람이 축 늘어져있네요.


바깥은 해가 중천인 거 같아요. 내린 블라인드 아랫단 틈으로 강렬한 노란 빛이 들어오는 거 보니까요.


그니까 지금 해가 쩅쨍한 한낮에 테이블에 늘어져 있는 거잖아요.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요.



아이고 이제는 늘어지다 못해


땅 속으로 꺼지네요.


마음이 얼마나 무거우면 가라앉아 버릴 까요.


떨어지고 떨어져서 도착한 곳은


겨울잠 자는 곰인가요? 


곰도 놀라고 떨어진 사람도 놀랍니다.




ㅎㅎㅎㅎ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곰이 기분 나쁘다는 표정으로 


아직 그정도는 아니라고 발로 올려줍니다.


(인터넷 미리보기는 여기까지)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될까요? 


책 제목이 산책인데 과연 산책을 나가기는 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산책을 나갑니다.


집 밖으로 나가기는 커녕 아무것도 하기 싫고 땅 속으로 꺼지기만 하던


사람이 산책을 나갈 수 있었던 동력은 뭘까요?


그건 책에서 직접 찾아 보세요~


산책을 나가지만 커다란 사람들 속에 한 껏 작아진 주인공은 길을 가다 넘어집니다.


이때 손내밀어 주는 누군가


그 사람과 함께 걷고


적당한 때에 헤어지고


주인공의 산책길이 펼쳐집니다.


책장을 넘기며 산책길을 같이 걷다보면 마음의 발자국 따라 걷는 독자도 마음이 편해집니다.


징저연 작가님 책은 이전 작품 <작은 버섯>에서도 그랬듯이


작은 것을 보는 마음


일상 속 새로운 관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엄청난 스포라서 말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한 가지 말씀드리면


주인공이 산채길에 뒤집어진 무당벌레를 만납니다.


괜찮냐고 물어보니까 무당벌레가 하는 말이 명언입니다.


"응, 넘어져서 하늘 보는 중이야."


우리가 살다보면 가끔 넘어지기도 하고 뒤집어지기도 하잖아요.

그럴 때 무당벌레의 말을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잠시 쉬었다 다시 걸으면 되는 거죠.




지난 봄 초6 아들과 산책 하던 때입니다.


안 그래도 몸 움직이기 싫어하는 아이인데 사춘기가 와서 이젠 절대 같이 산책 안 해주는 아이에요.


저 날 산책하다 천변에 핀 꽃이 이쁘다고 사진 찍는 모습을 도촬했어요.

(이제 자기 사진도 찍지 말라고 하거든요.)


산책을 하면 길가의 것들을 자세히 천천히 보게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정지연 작가님이 다정한 산책이라고 했나보아요~


일상이 바쁠 수록 다정함을 주는 천천히 걷는 산책을 일부러 해야겠어요.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단풍이 이뻐지는 요즘


산책 많이 많이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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