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 페미니즘의 관점
김동진 외 지음, 김동진 기획 / 학이시습 / 2020년 10월
평점 :
어린이 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다양한 곳에서 교사 입장에 있는 좌담참가자들이 있었다. 이 책에 참여한 필진의 대부분이지 싶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고민도 겪은 일들도 달랐지만 ‘함께’할 사람이 귀핟다는 메시지가 와 닿았다. 같이 페미니즘을 인궈을 이야기할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필요하고, 그 안전지대부터 씨앗을 심고 가꾸어 나가야 한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발화권력이 없는 학생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한데 페미니스트 교사가 그걸 해 줄 수 있고 그런 경험들이 사회 문화를 바꾸고 균열을 가지고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라는 조직이 얼마나 위계적이고 닫혀 있는 집단인지 우리가 이미 12년을 겪어서 알고 있다. 20세기에 학교를 다녔지만 21세기 학교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 안에서 피라미드 제일 아래에 있는 학생들이 발언을 한다는 건 쉽지 않다. 그렇게 침묵하기를 강요 받았기에 세월호 같은 사건이 터지고 사회에 나와서도 사람들은 침묵한다. 자신이 약자일수록 침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권력이 있어야만 말할 수 있다고 습득한다. 필자들이 학교 내 위계질서에 대해 많이 언급하고 자연적으로 발화권력을 가질 수밖에 없고 교실에서 어쩔 수 없이 학생보다 권력을 가진 위치지만 이 구도를 깨거나 최소한 학생들의 안전지대가 되어 주려 노력하는 모습에서 희망을 보았다.
책 속에 페미니즘과 젠더교육, 성교육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교대생들이 자신을 교사의 위치에서만 사고하고 학생의 위치에 놓지 않는다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배우는 학생의 위치에서도 예비교사로서 자신을 교사로만 정체화하고 친절한 교사, 평등하려고 노력하는 교사가 되려는 고민만 했지만 학생 입장에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뼈아픈 실토를 읽으며 내 자신을 돌아보았다.
교직에 있을 때 나도 그랬다. 교사 입장에서 학생을 이해해주려 하고, 노력하는 자신을 권위적인 교사들과 다르게 정체화했다. 그 과정에서 교사의 자리와 권력을 내려놓고 학생입장에서 생각해 본적은 없었다.
가정에 대입해 보면 엄마로서 아이에게 권위적이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 본적은 드물다. 우리집에서 가장 발화권력이 약한 아이, 그 아이가 갖고 있을 억울함과 말하지 못하는 고통이 무엇일지 생각하지 못 했다. 내 생각을 아이에게 최대한 친절히 주입하려고 했다. 친절하게 하니까 괜찮다 생각했다. 뒤통수를 크게 한 방 얻어 맞은 기분이다. 아이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서 그동안 내 입장에서 아이를 생각한 거지 진짜 아이 입장에서 생각한 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