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 코펜하겐 삼부작 제2권 암실문고
토베 디틀레우센 지음, 서제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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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베 디틀레우센는 "젊음 그 자체는 그저 덧없고 연약하며 잠시뿐인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통과해야 한다. 젊음에 그 밖의 의미는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한다. 그가 통과한 그의 젊은 시절, 청춘은 "당장이라도 없애 버리고 싶은 하나의 결함이자 방해물에 지나지 않"는다.

'젊음', '청춘'에 대한 그의 생각이 인상적이다. <어린 시절>이 그러했듯 <청춘> 역시 내 인생의 한 시절, 통과해야만 하는 시간일 뿐이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토베, 가난한 여성 노동자의 신분으로 살아간다. <어린 시절>부터 단 하나의 꿈, 시인이 되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토베는 쓴다.

준비된 자라고 할 수 있을까? 기회가 올때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 그리고 어떤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것, 그렇게 시인이 되었다.

토베의 데뷔작,

네 작은 목소리를 들어 보지 못했어

네 창백한 입술은 내게 미소 지은 적도 없지

그리고 네 작은 두 발의 발길질

그건 내가 영영 볼 수 없는 일

글은 너무나 담담하고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관찰자의 시선으로 보여진다. 그 시선이 좋았고, 편하게 읽히지만 여운은 오래 남는다. 누구나가 느꼈을 감정 속에서 어떤 가치를 발견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나는 어린 시절에 내가 두려워했던 것이 하나 떠올린다. 착실한 숙력공. 나는 숙련공에 대해서는 아무런 거부감이 없지만, 미래의 모든 밝은 꿈을 가로막는 건 ‘착실한‘이라는 단어다. - P22

우리 아버지와 크로그 씨는 나치들 자신이 그 불을 지른 거라고 하는데, 내게 어떤 의견이 있다면 그 둘과 같은 의견일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는 겁이 난다. 마치 세계라는 대양의 거대한 파도들이 작고 연약한 내 배를 언제든 위집어 버릴 것만 같다. - P42

어머니는 그저 다른 사람들의 내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느지에 대해 철저히 무지할 뿐이다. - P70

나는 내가 왜 사람들을 거의 참아 내지 못하는지,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해야 내가 기꺼이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 P78

(...), 스페인에서 죽게 될 잘생긴 청년에 대해 생각한 다음, 괜찮은 시 한 편을 쓴다. 그 시의 제목은「내 죽은 아이에게」이고, 쿠르트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그래도 나는 그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 시를 쓰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 P115

하지만 그러면서도 나는 내가 아닌 인간 존재와의 깊은 친밀감을, 사랑이라고 불리는 그것을 갈망하기 시작한다. 나는 사랑이 뭔지 모르면서 사랑을 갈망한다. - P144

사무실에서의 급한 일들, 선술집에서의 저녁, 집까지 데려다 주는 젊은 남자들, 그리고 나치당원인 집주인 여자가 있는 내 추운 방. 이 삶에 주어진 위안이라고는 한 줌의 시들뿐인데, 그것들은 시집으로 묶기엔 아직 편수가 충분치 못하다. - P188

오늘 밤은 이 책과 단둘이만 있고 싶다. 이 일이 내게 얼마나 큰 기적인지 정말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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