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시선 - 여성의 눈으로 파헤치는 그림 속 불편한 진실
이윤희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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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시선》은 저자가 유럽의 박물관과 미술관의 거장의 작품들을 감상하며 느낀 불편함에서 부터 질문을 제기한다. 그녀가 느낀 불편함은 특별하지 않았으며, 쉽게 공감가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미술작품들을 보며 나는 왜 이런 질문들 앞에 서지 못했을까.

 이제서야 저자의 시선을 따라 미술의 역사와 작품 속 불편함의 진실 속으로 빠져들었다. 작품을 감상하며 도슨트의 설명을 듣는 것처럼 흥미롭게 읽혔으나, 뿌리깊은 여성에 대한 차별 의식이 적나라하게 표현된 많은 부분에서 슬프기도 했다. 


 미술사의 주체가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류 화가들은 외모를 평가 당했으며, 왕립 아카데미의 창립 회원인 두 명의 여성 화가는 누드 수업에 참여할 수 없었다. 대신 여성 화가들의 얼굴이 초상화로 그려져 벽에 걸렸다. 

 그리고 항상 여성들은 구경거리가 되어야만 했다. 저자는 시선이 가진 폭력성을 작품을 통해 말해준다. 많은 작품들 속의 여성들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압박을 받는 데 익숙해져 있는 모습이다. 


 기억에 남는 작가, 앤더슨. 그녀는 길거리에서 그녀를 "품평하는 남자들의 사진을 찍기로" 한다. 그녀가 할 수 있는 "대항"이였고, 카메라를 "무기로" 사용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였다. 

 사진 찍힌 남자들을 전시하면서 앤더슨은 그들의 눈 부분을 하얗게 지우는 작업을 했다. 그것은 "여자들을 쳐다보던 바로 그 시선을 제거하는 일"이자 고발하는 것이였다. 


 19세기 중반부터 유럽의 미술에는 여성들이 시장에서 매매되는 모습을 그린 작품들이 많아졌다고 하는데, 그런 그림은 왜 그린 것일까? 그리고 왜 도덕적으로 비난받지 않았던 것일까?

그림을 보면서 다양한 감정이 들었지만, 특히 여성에 대한 차별은 너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 역사 속의 여성들을 보는 것이 힘들기까지 했다. 


 여자를 선한 여자와 악한 여자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나누고 적극적이고 상황을 자기 중심적으로 이끄는 리더십있는 여자들을 악녀로 그려낸다. 

 그리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영웅적 행위로, 예술로 승화시키고, "여성-거울-허영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낸다.

 또한 모성은 여자들이면 잉태의 순간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임신과 출산, 육아의 고통 역시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시대, 남성작가들의 작품 속에는 "남성이 원하는 여성의 모습"을 그렸다. 반면 프리다 칼로의 <나의 탄생>은 '출산의 신비'가 아니라 "생과 사를 넘나드는 여성의 실존적 경험인 출산을 그림"으로 그렸다. 남성과 여성의 시선은 왜 이렇게도 달랐을까. 


"세계 각지의 여성 작가들은 미술의 역사 속에서 형성되어 온 성별 질서의 울타리를 부수거나 뛰어넘고 있다. 그들은 뮤즈가 되어 남성들의 영감을 북돋우어 주는 대상이 되기를 거부하고, 기존에는 예술적 관심사가 아니었던 여성의 경험에 대해 말하고, 새로운 형식을 창조하는 주체가 되었다. 금기를 깨는 여성 작가들의 작품은 사실 누구나 경험을 통해 알고 있지만 기존의 울타리 안에서 말할 수 없었던 것들이다. 그들이 작품은 당연했던 기대를 깨고, 의심의 여지가 없던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가치 없게 여겨졌던 것들을 끌어올린다./p.320


고대 그리스의 조각상부터 근현대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미술 분야에 있는 여성들의 모습을 볼수 있었고, 그들이 어떻게 극복하고, 노력했는지의 과정은 감동적이였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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