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날엔 어떤 옷을 입을까? - 다섯손가락 이두헌 노래시 필사집
이두헌 지음 / 이은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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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노래는 멜로디 보다 먼저 가사가 마음에 남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어느날 문득 내 이야기가 되어 있는 그런 노래라고 생각한다.

우울한 날엔 어떤 옷을 입을까?
데뷔40년 차,다섯 손가락 이두헌의 음악 여정을 노래시 라는 이름으로 역어낸 필사책이다.
노래를 듣듯 읽는 책이 아니라 손끝으로 따라 쓰며 그의 신간을 함께 건너가는 느낌에 가깝다.


그가 바라본 일상의 장면들, 거리의 풍경과 사회의 얼굴, 그리고 사람에 대한 마음들이 담담하지만 섬세한 언어로 담겨 있다. 대중에게 오래 사랑받아온 노래 가사들을 직접 필사하며 그의 생각과 감정의 결을 따라갈 수 있게 만든 책이다.


책은〈이층에서 본 거리〉, 〈새벽 기차〉,〈사랑할 순 없는지〉,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고, 노래시가 담겨 있다.
익숙한 노래 제목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시절의 감정과 풍경이 느껴지는것 같다
중간중간 실린 이두헌이 직접 찍은 사진과 짧은 글들은 노래 너머의 이야기까지
조용히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필사집을 넘어 이두헌의 음악 세계를 시문학의 언어로 다시 만나는 경험이 된다. 노래시를 따라 적다 보면 위로받고 있다는 생각보다 어느새 마음이 조금 느슨해진 걸 알게 된다.
세상을 다시 사랑할 힘을 크게 외치지 않고 건네는 책. 이두헌의 노래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그리고 가사를 천천히 곱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읽는 책이 아니라함께 시간을 보내는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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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아홉, 처음으로 죽음을 공부했습니다
김진향 지음 / 다반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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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아홉, 처음으로 죽음을 공부했습니다. 그동안 죽음은 늘 먼 이야기였습니다.
뉴스 속에서, 남의 이야기 속에서, 혹은 아주 오래된 기억 속에서만 존재했지요.
살아가는 일에 바쁘다는 이유로 끝을 생각하는 일은 괜히 우울해질까 봐,
괜히 불길해질까 봐 의식적으로 피해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부터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다가왔습니다

30만 인플루언서인 저자는 어 릴 적 키우던 강아지와 병아지가 싸늘하게 식어가던 순간,
장례식장에서 검은 옷을 입고 모여 있던 어른들의 모습, 그리고 갑작스럽게 전해진 친구의 부고 소식을 떠올립니다.
그 기억들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결국 아버지의 죽음과 가깝게 지냈던 동생의 부재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더해 1형 당뇨로 인한 합병증, 백내장과 말초신경병증, 그리고 암 전 단계 진단까지. 저자는 서른아홉이 되어서야애써 외면해 왔던 ‘죽음’에 대해 정면으로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이 책은 죽음을 마주한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건너왔는지, 어떤 방식으로 다시 삶을 붙잡았는지를
담담하게 들려줄 것 같았습니다.


서른아홉이라는 나이는 아직 젊다고 말하기도, 이미 충분히 살아봤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시기입니다.
몸과 마음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조금씩 느끼면서도 여전히 내일이 당연히 올 거라 믿고 살아가는 나이.
그래서인지 이 책을 지금 이 시기에 만난 것이 우연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읽는 시간만큼은
가볍게 넘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천천히, 한 문장 한 문장 멈춰가며 죽음을 공부한다는 것이 결국 삶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한 과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페이지를 넘기고 있습니다.

저자는 죽음을 공부하며 삶을 배웠고, 삶을 배우며 결국 사랑을 배웠다고 말합니다.

“학이 죽음을 배우는 일이라면 문학은 죽음을 견디는 일이다”라는 문장은 상실과 병을 통과하며

여전히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조용한 응원처럼 다가옵니다. 아직 섣부른 감상은 남겨두지만,

분명한 건 이 책이 나에게 하루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만들 것 같다는 예감입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요즘 이유 없이 삶이 무겁게 느껴지는 분들, 아무 일도 없는데 마음이 자주 지치는 분들, 잘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분들께. 아직은 죽음이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언젠가 한 번쯤, 삶의 방향을 다시 점검해보고 싶은 분들께도요. 죽음을 공부하는 책이지만 읽고 나면 이상하게도

오늘 하루를 조금 더 소중히 살아보고 싶어지는 기록. 서른아홉의 내가 지금 이 시기에 만나서 다행이라고 느끼는 책입니다. 읽는 동안의 마음과 다 읽고 난 뒤의 생각도 천천히, 차분하게 남겨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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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나에게 주는 선물 - 하루 10분 100일, 심리학자의 긍정 확언 필사 노트 ㅣ 단단한 마음 3
김도연 지음 / 언더라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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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하루 10분, 100일 동안 이어지는 긍정 확언 필사 노트다. 단순히 좋은 문장을 따라 쓰는 필사책이 아니라, 반복되는 문장 속에서 스스로를 바라보게 만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괜찮다’, ‘나는 할 수 있다’, ‘지금의 나도 충분하다’ 같은 말들이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펜으로 직접 써 내려가다 보면 그 문장들이 조금씩 마음에 스며든다.

특히 좋았던 점은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하루 10분이라는 시간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낼 수 있는 시간이고, 그 짧은 시간 동안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긴 글을 쓰지 않아도 되고, 잘 써야 한다는 압박도 없다. 그저 오늘의 문장을 천천히 읽고, 따라 쓰고, 잠시 멈춰 생각하면 된다.
필사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 자신에게 말을 거는 시간이 생긴다.
‘나는 왜 이 문장에서 멈칫했을까?’
‘이 문장이 오늘 유독 마음에 와닿는 이유는 뭘까?’
그 질문들이 쌓이면서,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이 된다. 이 책은 위로를 강요하지 않고, 긍정을 외치라고 다그치지도 않는다. 그저 조용히 옆에 앉아 “이 말 한 번 같이 써볼래?” 하고 손을 내미는 느낌이다.

디자인 또한 차분하고 감각적이다. 노란색에서 보라색으로 이어지는 표지의 그라데이션은 하루의 감정처럼 부드럽게 흐른다. 필사 노트답게 여백이 충분해 글씨를 쓰기 편하고, 종이 질감도 좋아 펜을 움직이는 시간이 편안하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은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지금의 나를 조금 더 아끼고 싶은 사람이다. 마음이 지쳐 말 한마디 건네는 것도 버거운 날, 아무 생각 없이 페이지를 넘기며 한 줄을 쓰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조금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이 책은 보여준다.
100일이 모두 지나고 나면, 분명 달라진 무언가가 있을 거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스스로에게 친절했던 기억이 남는다. 그리고 그 기억은 분명 미래의 나에게 작은 선물이 되어 있을 것이다.

아이리스, 언더라인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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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가고싶다 - 빡센 사회생활 버티기와 행복 찾기 노하우
이동애.이동희 지음 / 말하는나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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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쌍둥이 자매인 이동애 기자와 이동희 PD가 함께 쓴 에세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속으로 되뇌면서도, 막상 입 밖으로는 꺼내지 못하고 다시 삼켜왔던 말.
“집에 가고 싶다.”
쌍둥이 작가가 함께 쓴 글이라서일까.
문장들은 서로 닮아 있으면서도 미묘하게 다르고,
그 차이마저 한 사람의 마음처럼 느껴진다.


사회생활 속에서 버텨야 했던 순간들,
괜찮은 척 웃어야 했던 날들,
이유 없이 지쳐버린 저녁의 마음들이
과장 없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읽는 내내 특별한 이야기라기보다는 내 이야기 같았다.
읽다 보면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이  단순한 퇴근 욕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그 말 속에는 쉬고 싶다는 마음, 아무 역할도 맡지 않고 싶다는 바람,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에 있고 싶다는 갈망이
모두 담겨 있다.
이 책은 사회생활 속에서 느끼는 피로와 공허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환경에서 비롯된 감정일 수도 있음을
차분하게 이야기한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처럼 공감하게 될 것 같다.
집이라는 공간이 더 이상 온전한 휴식이 되지 못할 때의 허무함,
막상 집에 가면 또 다른 피로가 기다리고 있는 현실.
그럼에도 여전히 집을 떠올리게 되는 이유는
그곳이 최소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소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바쁜 하루 끝에, 혹은 이유 없이 지친 날에 이 책을 펼친다면 누군가 내 마음을 먼저 알아봐 준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다. 지금 누군가에게 “요즘 어때?”라는 질문을 받는 것조차 버거운 사람에게
아무 설명 없이 조용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그저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아, 그 마음. 나도 알아.”

이키다서평단을 통해 출판사 말하는 나무에서 받아 작성한 감상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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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패자의 고백
미키 아키코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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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아키코의 장편 소설 패자의 고백은 사건의 진실을 쫓은 미스터리이자 인간의 믿음과 기억이 얼마나 불완전한지를 보여주는 심리 소설이다
어두운 표지와 차가운 색감은 이 소설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있다 욕조와 격자 무늬 창이 만들어내는 폐쇄적인 공간은 인물들이 빠져 나올수 없는 심리적 감옥을 상징하는 듯한 느낌이다 제목인 패자의 고백은 단순한 결과가 아닌 과정과 선택에 주목하라는 메시지 처럼 느껴진다

패자의 고백은 속도감 있는 전개보다 차분한 호흡으로 이야기를 쌓아간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여러 인물의 시선과 증언이 겹쳐지며 독자는 자연스럽게 어는 한쪽의 말을 쉽게 믿지 못하게 한다
이 소설의 흥미로운 점은 명확한 답을 빠르게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독자가 직접 생각하고 판단하도록 여지를 남긴다 읽는 내내 누가 거짓말은 하고 있는가 보다 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는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추리 소설 형식을 띠고 있지만 사건을 해결하는 데 목적이 있지는 않다
오히려 이 작품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우리는 무엇을 외면했는가 를 묻는다
이야기 속 사건은 겉으로 보면 단순하지만 고백을따라가다 보면 그 단순함은 점점 흔들린다
기억은 완벽하지 않고 말은 자주 머뭇거리며 중요한 순간일수록 서술은 흐릿해진다
자신을끝까지 변호하지도 완전히 부정하지도 않는다는 점 그는 스스로를 패자라 부르지만 그 패배를 쉽게 안정하지도 명캐하게 설명하지도 못한다


이 책은 진실은 하나의 단단한 덩어리가 아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등장하는 말들은 모두 그럴듯하고 동시에 의심스럽다
패자라는 단어는 단순한 승패를 뜻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말하지 못함으로 누군가는 말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음으로 패자가된다
이 책은 큰소리로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은 많지 않다
대신 읽을수록 마음 한쪽이 서늘해진다
패자의 고백 단순히 범인을 찾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쉽게 단정하고 얼마나 자주 오해하며 살아가는지를 조용히 드러낸다 진실은 언제나 명확하지 않고 패자는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다


블루홀6에서 지원받아 주간 심송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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