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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의 여름
루시 스티즈 지음, 노진선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8월
평점 :


에티의 여름>🖼
📌루스티즈장편소설
📌노진선 옮김
📌다산스토리 출판사
표지를 처음 봤을 때부터 그림이 참 인상적이었다.
오래된 그림 같은 분위기와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여름 풍경을 보면서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을까?’ 궁금했던 책이다.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유명 화가 타타, 그의 조카 에티, 그리고 타타를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온 젊은 기자 조지프.
처음에는 유명한 화가와 기자의 이야기인가 싶었다. 그런데 읽을수록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에티였다.

에티는 겉으로 보기에는 조용하고 얌전한 조카처럼 보인다. 타타의 화실을 정리하고 그림에 필요한 과일과 꽃을 준비하며 시키는 일을 묵묵히 한다. 하지만 그 안에는 자신만의 생각과 재능,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이 가득하다.

그림에서는 천재적인 화가로 인정받지만, 사람을 대하는 모습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자신의 재능과 명성을 이용해 주변 사람들을 통제하고 상처를 주는 모습을 보면서 ‘천재라면 모든 것이 용서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예술에 대해 잘 아는 편은 아니다. 유명한 그림을 봐도 ‘그림이 예쁘다’ 정도로 생각하고 지나갈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삶과 그 그림 뒤에 숨겨진 이야기도 함께 생각해보게 됐다.

그리고 이 책의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뜨거운 프로방스의 햇빛, 매미 소리, 라벤더 향기, 테레빈유 냄새, 익어가는 과일의 냄새까지 글을 읽고 있으면 내가 그 집 안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조지프와 에티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도 재미있었다. 같은 일을 보고도 두 사람이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서 ‘사람은 자신이 보는 만큼만 알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에는 조금 천천히 흘러가는 이야기라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나도 초반에는 ‘이 이야기가 어디로 가는 걸까?’ 싶었다. 하지만 조금씩 비밀이 드러나면서 점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누군가가 나를 대신해 결정해주고, 내가 원하는 것을 포기하면서 살아간다면 겉으로는 편해 보여도 정말 행복할까?
에티를 보면서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재능과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을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빼앗거나 숨기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화가와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뜨거운 여름을 배경으로 한 예술가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덮고 나니 오히려 한 사람의 삶과 선택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
다 태워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순간도 있는 것 같다.
조용하지만 안에 뜨거운 이야기를 품고 있는 소설.

읽고 나면 에티가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모습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예술을 잘 몰라도 괜찮다.
여성의 삶, 숨겨진 재능,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르온서평단(단단한맘) 다산스토리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