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유채꽃 둘레책방 4
정도상 지음, 휘리 그림 / 노란상상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주 4·3 사건으로 유채꽃이 빨갛게 물들게 되었던, 슬픈 희생과 폭력을 담고 있는 동화.

 

왜 붉은 유채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맨 처음에 수록된 작가의 말에서부터 알 수 있었다. 제주 사람들이 흘린 피가 유채꽃을 물들였다는 것을.

 

굇들으 마을에서 사는 아이들 중 봉달이라는 아이의 시선으로 미군과 산사람, 검은개라고 불리는 경찰들이 총과 무기로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을마다 젊은 사람들과 남자들을 잡아가고, 동굴에 숨기도 하고, 집은 불타 없어지기도 하는 등 이유 모를 피해를 입게 된다.

 

이러한 비극적인 일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보여주니 더욱 화가 나고 안타까웠다. 어른들이 보아도 이해하기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인데 아이들은 얼마나 혼란스러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동화로서 제주 4·3 사건을 어렵지 않게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평화롭고 순진무구한 아이들을 통해 바라보는 역사이기 때문에 어른들에게도 더욱 가슴 깊이 와닿을 수 있는 거 같아서 인상 깊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아무래도 붉은 유채꽃을 마주하게 되는 장면이었다(!)

 

봉달이는 유채꽃을 따기 시작했다. 피에 젖지 않은 유채꽃을 찾아 미친 듯이 헤매며 노란 꽃을 모았다. 봉달이는 포수 할아버지의 얼굴 가득 유채꽃을 덮었다. 이어 부뜰이와 숙자와 수미의 얼굴과 가슴도 유채꽃으로 덮었다. 나머지 유채꽃으로는 미자 엄마의 얼굴을 덮어 주었다. 노란 유채꽃이 금방 붉은 유채꽃으로 변했다.’ (pp. 176-177)

 

붉은 유채꽃의 슬픈 진실. 어린아이들이 노란 유채꽃을 덮어주는 게 참 슬프고 안타깝고 안쓰러웠다. 그런 의미에서 제목도 참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제주도와 유채꽃의 낭만에 숨겨진 비극, 역사 속 슬픔이 담겨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주는 제목이어서 독자들의 마음속에도 오래 남게 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