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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박물학
다이앤 애커먼 지음, 백영미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3월
평점 :
여섯 가지 감각에 대한 세밀하고 다채로운 정보가 담겨있는 박물관 같은 책.
각 감각의 챕터의 시작 페이지 구성이 참 좋았다. 앞 페이지에 해당 감각에 대한 명언이 적혀 있었고, 뒤 페이지에 그와 연관된 그림 작품이 담겨 있었다. 정말 박물관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런 의미에서 ‘감각의 박물학’이라는 제목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각>에서는 냄새에 대한 감각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 후각에 대한 개념과 기원, 향기에 대한 기억, 인간이 체취인 ‘땀’과 인간·동물의 ‘페로몬’ 등등이 담겨 있었고, <촉각>에서는 인간의 피부와 접촉, 털, 그리고 놀라운 촉각을 가진 동물에 대하여, 고통 및 통증의 감각과 키스와 손 같은 신체 접촉 등등이 담겨 있었다.
<미각>에서는 주로 음식에 대한 이야기, 로마인들의 만찬, 초콜릿과 바닐라, 송로버섯, 생강의 특성 등등이 담겨 있었고, <청각>에서는 소리와 소음에 대하여, 청력의 상실, 동물의 청각, 음악과 자연의 소리 등등이 담겨 있었다.
<시각>에서는 빛과 색깔, 동물에게 있는 색깔에 대하여, 화가의 시선과 색, 외적인 아름다움 등등이 담겨 있었고, <공감각>에서는 감각의 뒤섞임에 대하여, 작가의 뮤즈에 대하여 등등 전반적으로 흥미로운 묘사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딱딱해보이는 인문학 책이라는 인상을 깨버리는 책이었다(!) 감각에 대하여 과학적인 이론을 넘어 이에 엮인 사회, 문화, 철학, 미술까지 나아가는 정보를 부드럽고 섬세한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어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한 마디로,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감각에 대해 하나하나 깊이 들어가 알 수 있어서 지식도 재미도 놓치지 않은 책이었다.
어느 전시, 박물관 못지않은 책 한 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감각’에 대한 자세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에 호기심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평소에 관심이 없었더라도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느끼는 ‘감각’에 대한 흥미가 생길 거라는 자신이 드는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책이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시선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
#작가정신 #작가정신서포터즈 #작정단10기
다른 감각과 달리 냄새는 해석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냄새의 효과는 즉각적이며, 언어나 사고 혹은 번역에 의해 희석되지 않는다. 냄새는 강렬한 이미지와 감정을 자극하기 때문에 압도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곤 한다. (…) 누군가에게 향수를 줄 때, 기억의 액체를 주는 것이다. 키플링의 지적이 옳다. "냄새는 시각이나 소리보다 더 확실하게 심금을 울린다." - P28
우리가 자신을 어떻게 만지는지 생각해보자. 아이를 달래는 엄마처럼 우리는 두 손으로 어깨를 감싸고 몸을 흔든다. 그리고 기도하기 위해, 혹은 눈물을 감추기 위해 손을 펴서 얼굴을 가린다. 걸을 때 두 손은 힘차게 오르내리고, 깜짝 놀랐을 때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 손바닥으로 뺨을 누른다. 감정이 복받치는 상황에서 신체 접촉은 아주 중요해서, 우리는 남이 자신을 이렇게 위로해주었으면 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몸을 쓰다듬는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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