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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도어 프라이즈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1월
평점 :
단돈 2달러로 DNA 속 인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알 수 있는 기계 ‘DNA믹스’를 둘러싼 ‘디어필드’라는 마을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을 그린 이야기.
‘더글러스’와 ‘셰릴린’ 부부를 중심으로, 시장 ‘리슈’의 아들 ‘제이컵’과 죽은 쌍둥이 형 ‘토비’, 토비의 전 여자친구 ‘트리나’와 그녀의 삼촌 ‘피트’ 신부, 더글러스의 동창이자 셰릴린을 짝사랑하는 사진사 ‘브루스 뉴먼’까지. 이들의 삶 속에서 사랑과 고민과 갈등, 위기가 어떻게 엮이면서 흘러가는지 담겨 있다. 500페이지가 넘는 긴 분량임에도 이들의 이야기가 에피소드 식으로 교차 되어 있어 지루할 틈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마을의 큰 축제인 200주년 기념제를 앞두고 있는 상황과 DNA믹스 기계의 존재, 마을 주민들 개개인의 사정을 똘똘 뭉친 이 소설은 OTT 드라마로 영상화되었을 때 더욱 극대화될 거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질문>으로 시작해 <답>으로 끝나는 구성도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DNA믹스라는 기계를 이용해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인생의 가능성을 알게 되어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뀌게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결국 나와 당신, 우리를 돌아보게 되는 것까지. ‘미스터리 휴먼 판타지’인 소설이 ‘미스터리 휴먼 드라마’가 되는 느낌이랄까(!)
마지막으로 <옮긴이의 말>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제목과 더불어 소제목들이 전부 전설적인 포크 가수 ‘존 프린’의 노래 제목과 가사에서 따왔다는 것이었다. 읽으면서 소제목들이 마치 노래 가사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는데, 실제로 존 프린의 가사라니! 드라마화가 되었을 때 존 프린의 노래가 이야기에 어떻게 등장해서 녹아들지 궁금해졌다.
‘운명을 읽어주는 신비로운 기계가 등장하기에, 자칫 『빅 도어 프라이즈』의 등장인물들이 운명과 선택,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과학적으로 측정된’ 새로운 삶이라는 엄청난 약속을 마주한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한 과도한 환상과 자만심을 품기 쉽고, 현실에서 등 돌리기도 그만큼 쉬울 것이다. 그러나 인간적인 측면들을 결코 소홀히 다루지 않는 작가 M. O. 월시는 등장인물들이 내면의 가능성을 긍정하는 한편으로 지금의 사랑스러운 삶을 지켜내려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그 과정에서 인물들은 오래 묵은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를 용서하고, 사랑을 되찾는다. 그렇게 생각하면, 작가가 바라보는 삶은 복권이나 제비뽑기를 통해 운 좋게 얻은 큰 선물이라는 의미의 제목 ‘빅 도어 프라이즈’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pp. 510-511, <옮긴이의 말> 중에서)
인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알려준다는 기계 ‘DNA 믹스’가 있는 디어필드의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삶을 그리면서 2023년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책이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시선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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