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롤, 액션!
연여름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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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을 앞두고 있는 전(前) 미미 분식에서 만난 세 사람의 기묘하고 신비로운 이야기.


전 미미분식을 세트장으로 삼아 촬영하려고 했지만 제작비를 들고 도망간 ‘은표’ 때문에 홀로 머무르게 된 영화감독 ‘보리’와 전 미미분식의 주인 할머니 손녀이자 할머니 기일이라고 장미꽃을 들고 찾아와 머무르는 삼수생 ‘율’, 눈을 떠보니 전 미미분식의 냉장고 옆 이 인용 테이블 앞에 엎드린 채로, 1998년에서 온 시간 여행자이자 주방장 ‘상은’.


세 사람이 본격적으로 만나 대화를 나누는가 싶더니…… 끝이 났다. 가제본이라 감질 맛나게 끝나버린 이야기. 장편소설의 도입부만 읽은 느낌이었다. 6개의 소제목과 92페이지 분량이었는데, 미니북 형식인 것을 고려해본다면 정식 출간되는 책의 30-40페이지 정도 해당하는 내용이지 않을까 싶었다. 짧은 분량의 가제본이었지만, 그 안에서 세 인물의 등장이 전형적이지 않고 흥미롭게 흘러가서 여운이 남았다.


결국, 차례대로 준비가 되어야 최종적으로 영화를 찍기 위해 “액션!”이라고 외칠 수 있다는 것. 율과 상은이 보리가 액션을 외칠 수 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들일까, 준비된 사람들이 되어줄까 하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결말까지 온전히 완성되어 근사한 만듦새로 정식 출간된 연여름 작가의 첫 장편소설 『스피드, 롤, 액션!』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보리의 작은 현장을 예로 들면 조연출이 그 모든 시작을 위해 ‘사운드’라고 물었을 때 이상이 없는 경우 붐오퍼레이터는 스피드라고 대답한다. 다음으로 ‘카메라’라고 물으면 촬영감독의 대답은 롤이다. 이어서 연출부 막내가 슬레이트를 치면 준비는 완료다. 그제야 감독은 액션을 외칠 수 있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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